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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약체 KIA 4번 타순은 블랙홀인가

민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5-05-12 07:57


KIA와 넥센의 2015 KBO리그 주말 3연전 첫번째 경기가 17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렸다. 5회말 1사 1,2루 KIA 나지완이 넥센 조상우의 투구에 삼진으로 물러나고 있다.광주=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5.04.17/

타선의 중심 4번. 클린업 트리오의 핵인 4번 타자가 보이지 않는다. KIA 타이거즈가 그렇다.

올 시즌 KIA의 4번 타순은 모든 걸 빨아들이기만 하는 블랙홀처럼 보인다. 팀을 대표하는 간판 타자, 해결사를 위한 자리가 아니라 4번째 타자가 나서는 타순처럼 보인다. 위압감을 주지 못하는 4번 타자. 재앙이다.

11일 현재 4번 타순에서 한 번이라도 타격을 한 KIA 타자는 총 10명이다. KBO(한국야구위원회) 리그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수다. 나지완을 비롯해 최희섭 이범호 외국인 타자 브렛 필, 이종환 이호신 박준태 고영우 김호령 이인행이 4번을 경험했다. 나지완과 최희섭 이범호 필이 선발 출전, 나머지는 경기중 교체 출전이었다. 시즌 개막전에 3~6번으로 나섰던 4명의 주축 타자가 모두 4번을 거쳤다. 그만큼 타이거즈 4번 자리가 불안정했다는 뜻이다.

필을 제외한 3명 모두 4번 자리에서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개막전부터 4번을 맡았던 나지완은 지난 6일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김기태 감독은 무기력한 4번 타자의 전형이었던 나지완을 인내심을 갖고 기다렸지만, 결국 칼을 빼들 수밖에 없었다.

4번 타자로 92번의 타석에 들어가 타율 1할7푼9리(84타수 15안타) 1홈런 5타점. 수비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지명타자로 세우기도 했고, 타순 조정을 해봤지만 효과가 없었다. 나지완을 대신해 이범호가 4번을 맡았지만 8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4번의 무게감이 컸고 운도 따르지 않았다. 중심 타선 전체의 힘이 빠져 있다면 4번 타자는 고립될 수밖에 없다.


29일 오후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2015 프로야구 한화와 KIA의 경기가 열렸다. 4회말 1사 1,2루서 KIA 최희섭이 1타점 적시타를 친 후 2루서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광주=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04.29.
최희섭 또한 4번으로 나선 32타석에서 타율 1할9푼2리 1홈런 3타점을 기록했다. 시즌 성적(타율 2할5푼6리 5홈런 19타점)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이다. 타격감이 나쁘지 않았던 최희섭도 4번 타순에서 컨디션이 떨어졌다. 유일하게 필이 4타석에서 타율 7할5푼(4타수 3안타)을 기록하며 제 역할을 했다.

3번 필-4번 나지완-5번 최희섭-6번 이범호로 이어지는 김기태 감독의 2015년형 타이거즈 타순 구상은 나지완의 극심한 부진으로 무너졌다. 최희섭이 가세한 막강 타선 구축을 기대했는데, 머릿속에서 맴돌다 말았다.

10일 넥센 히어로즈전까지 33경기에서 KIA 4번 타자는 타율 1할9푼5리, 2홈런, 9타점을 기록했다. 4번 타자가 아니라 8번 타자 성적같다. 물론, 10개 구단 4번 타자 중 최악의 기록이다.


다른 팀 4번 타순의 성적을 보자. 타율 3할3푼6리-12홈런-35타점을 기록한 NC 다이노스가 1위, 3할3푼6리-8홈런-26타점의 히어로즈가 2위다. NC는 테임즈와 조영훈, 히어로즈는 박병호 서동욱 임병욱이 4번을 맡았는데, 테임즈 박병호가 중심을 잡고 끌어갔다. 최형우의 삼성 라이온즈와 최준석의 롯데 자이언츠, 김태균의 한화가 3~5위에 올랐다.


KIA 타이거즈와 넥센 히어로즈의 2015 프로야구 경기가 10일 목동구장에서 열렸다. 7회초 무사 만루 KIA 이범호가 좌월 만루포를 친 후 타구를 바라보고 있다.목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5.05.10/
4번 타자의 덕목 중 하나가 큰 것 한방, 호쾌한 장타다. 그런데 KIA 4번 타자의 장타력을 수치화한 장타율을 보면 먼저 눈을 의심하게 된다. 장타율 2할7푼8리. 당연히 10개 팀 중 유일한 2점대 장타율이다. 가뜩이나 활발한 공격이 전개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인데, 타선의 중심 4번 타순에서 꽉 막혀 있다. 7할4푼3리의 NC, 6할6푼9리의 삼성, 5할8푼8리의 히어로즈, 5할4푼9리의 롯데는 따로 생각한다고 해도 차이가 너무 크다.

최근 침체에 빠졌던 KIA 타선은 10일 히어로즈전에서 15안타(홈런 2개)를 터트리며 11점을 뽑았다. 이범호의 만루홈런이 기폭제가 돼 시원하게 터졌다. KIA 팬들이 바랐던 그 모습이었다.

이전과는 달라진 KIA 타선을 기대해보자.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올시즌 10개 구단 4번 타자 성적

순위=팀명=타율=홈런=타점=장타율

1=NC=0.336=12=35=0.743

2=넥센=0.336=8=26=0.588

3=삼성=0.323=13=37=0.669

4=롯데=0.301=8=23=0.549

5=한화=0.273=6=25=0.536

6=kt=0.267=7=18=0.466

7=LG=0.250=5=18=0.417

8=두산=0.238=2=16=0.356

9=SK=0.226=5=17=0.383

10=KIA=0.195=2=9=0.278

◇올시즌 10개 구단 4번 타자 출전 선수

NC=테임즈 조영훈(2명)

넥센=박병호 서동욱 임병욱(3명)

삼성=최형우 박찬도 이영욱(3명)

롯데=최준석 이우민(2명)

한화=김태균 최진행 김회성 이성열 김태완 주현상(6명)

kt=김상현 마르테 조중근 배병옥 김선민(5명)

LG=이병규(7번) 정성훈 최승준 김영관 문선재 이병규(9번) 정의윤(7명)

두산=홍성흔 김현수 루츠 양의지 정진호 최재훈 최주환(7명)

SK=앤드류 브라운 이재원 박정권 조동화(3명)

KIA=나지완 최희섭 이범호 브렛 필 이종환 이호신 박준태 고영우 김호령 이인행(1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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