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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연패' 롯데, 안되는 집안 전형 다 보여줬다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5-05-10 17:21



진짜 뭘 해도 꼬이기만 한다. 안되는 집안의 전형을 롯데 자이언츠가 다 보여주고 있다.

롯데가 충격의 6연패에 빠졌다.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치러진 6경기를 다 졌다. 연패에 빠진 팀들이 보여줄 수 있는 모든 악한 상황들이 다 노출되고 있어 더욱 안타까운 연패다.

롯데는 10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2대6으로 패했다. 찬스만 되면 선수들이 무기력해진다. 안타 9개를 치고도 2점을 내는데 그쳤다. 연패를 끊어야 한다는 부담감에 선수들의 방망이가 무거워지는 탓. 공교롭게도 상대는 찬스에서 기가 막히게 적시타를 때려낸다. 롯데는 이날 경기 2번의 고의4구 작전을 했다. 1회 2사 3루 위기서 4번 테임즈 대신 5번 이호준을 선택했다. 포수 강민호가 일어나지 않았지만 사실상 테임즈를 걸렀다. 이호준은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우월 싹쓸이 2루타를 때려냈다. 롯데는 0-3으로 뒤지던 5회초 1점을 추격하며 힘을 냈다. 하지만 5회말 곧바로 상대에 2점을 내주며 힘을 잃었다. 이번에는 이호준이 두려웠다. 그래서 이호준을 걸렀다. 결과는 2사 만루서 이종욱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았다는 것. 더욱 기분이 나쁜 것은 우익수와 2루수 사이에 떨어지는 텍사스 안타였다. 2-5 스코어로 일말의 희망이라도 이어가던 8회말 상대 김태군에게 쐐기 적시타까지 얻어맞았다. 그리고 자신들은 9회말 무사 1, 2루 찬스에서 또다시 득점을 하는데 실패했다. 이날 경기 찬스마다 당한 삼진이 총 9개였다.

지난 6경기 분석을 해보면 한숨만 나온다. 총 9개의 병살타를 쳤다. 6연전 첫 경기였던 5일 SK 와이번스전을 빼고 5경기 연속 병살타인데, 마지막 4경기는 연속 멀티 병살의 불명예를 썼다. 롯데는 타자들이 찬스에서 하도 무기력하자 10일 타순을 조정했다. 부상을 털고 돌아온 박종윤을 3번에 전진 배치하고, 손아섭을 6번으로 내렸다. 그러자 1회초 찬스에서 박종윤이 병살타를 쳤다.

더 허무한 건 그렇게 찬스를 날리고 꼭 홈런이 나온다. 아예 방망이를 못치면 오히려 덜 답답할 듯. 롯데는 6경기 동안 총 9개의 홈런포를 만들어냈다. 기가 막히게도 9개가 모두 솔로홈런이다. 그러니 박빙의 힘싸움에서 탄력을 받지 못한다.

시즌 초반 잘 버티던 선발진에도 구멍이 생겼다. 트레이드를 통해 박세웅을 영입하며 선발로 잘 던지던 심수창을 마무리로 돌렸다. 그런데 심수창은 마운드 구경조차 못하고 있다. 그 사이 선발로 자리를 잡는 듯 했던 이상화는 5일, 10일 2경기 연속 1⅓이닝 조기 강판을 당했다. 각각 7실점, 3실점하는 최악의 피칭을 했다. 다음 경기 회복된 모습을 보일지 미지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주축 토종 선발인 송승준은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아예 빠졌다.

경기가 초반 잘 풀리지 않자 선수들이 긴장하는 모습이 눈에 선하게 보인다. 리드를 당하면 타석에서 조급해져 '저 공에 방망이가 나가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의 어이없는 공에 헛스윙을 한다. 성의없는 플레이가 아니라, 잘해보겠다는 마음은 엄청난데 그만큼 긴장을 많이 하고 있다는 뜻이다. 간판타자인 손아섭도 올시즌 제 실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으니, 다른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이 떠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제 다른 방법은 없다. 12일 넥센 히어로즈와의 3연전 첫 경기에서 꼭 승리를 거둬야 한다. 단순히 연패를 빨리 끊어내는 의미가 아니라, 에이스 린드블럼이 출격했을 때 이겨야 반전 분위기를 마련할 수 있다. 린드블럼마저 무너지면 롯데의 연패는 생각 이상으로 길어질 수 있다. 롯데 선수단은 지난 1주일 악몽을 잊고, 월요일 잘 먹고 잘 쉰 후 화요일 언제 그랬냐는 듯 밝은 분위기 속에 경기를 준비하고 그라운드를 누벼야 한다.


창원=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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