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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에이스 이재학의 난조, 무엇이 문제일까 [집중분석]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5-04-08 21:13 | 최종수정 2015-04-09 05:59


NC 다이노스의 토종에이스 이재학이 시즌 첫 등판에서 5회를 채우지 못했다. 좋았을 때의 모습은 찾기 힘들었다.

이재학은 8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시즌 2차전에 선발등판했다. 지난주 두 차례 비로 인해 등판이 연기돼 이날이 시즌 첫 등판이었다.

첫 경기 성적은 좋지 않았다. 2⅔이닝 2실점으로 무너졌다. 투구수는 72개였고, 3안타 2볼넷 1사구 2탈삼진을 기록했다. NC 벤치는 이재학이 3회 난조를 보이자, 지체 없이 최금강으로 교체했다.


NC 이재학.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4.10.25/
1회를 삼자범퇴로 마친 이재학은 2회 선두타자 나지완에게 우전안타를 내줬다. 1사 후 이범호에게 몸에 맞는 볼을 허용했지만, 김다원과 강한울을 좌익수 뜬공과 1루수 앞 땅볼로 잡아내며 실점하지 않았다.

타선의 득점지원으로 5-0 리드, 하지만 3회를 버티지 못하고 강판됐다. 2사 2루서 필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고 첫 실점했고, 뒤이어 나지완에게 볼넷, 최희섭에게 1타점 우전 적시타를 맞았다.

필에게 적시타를 맞았을 때 최일언 투수코치가 한 차례 마운드에 올라와 이재학을 진정시켰지만, 재차 적시타를 맞자 결국 또 한 번 마운드에 올랐다. 교체였다. 최금강이 이범호를 유격수 앞 땅볼로 잡아내 추가 실점은 없었다.

평소 선발투수를 빨리 교체하지 않는 NC 김경문 감독이지만, 이날은 달랐다. 이재학은 투구 밸런스가 불안해 보였다. 투구시 디딤발인 왼 발이 몸을 완전히 지탱하지 못해 흔들리는 경우도 있었다. 새로운 레퍼토리로 장착하려는 슬라이더를 던질 때나, 있는 힘껏 공을 던지면서 몸이 무너지는 모습이 자주 보였다.

사이드암 이재학은 사실상 직구-체인지업의 투피치 투수다. 하지만 단조로운 패턴으로 인해 새 구종 장착의 필요성이 대두됐고, 비시즌 슬라이더를 집중 연마했다.


72개의 공을 던진 이재학은 직구 30개, 체인지업 21개를 구사했다. 싱커(8개), 포크볼(7개), 슬라이더(6개)를 함께 구사했지만, 여전히 두 구종의 비율이 높았다. 특히 제3의 구종으로 장착하려는 슬라이더의 경우, 여전히 완전치 않은 모습이었다. 상대의 배트를 이끌어내기엔 구속이나 각도가 다소 부족해 보였다.


NC 이재학.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4.10.19
밸런스 문제 외에 구속도 아쉬움을 남겼다. 이재학은 이날 직구 최고구속 139㎞를 기록했다. 대부분의 공이 130㎞대 중후반이었다.

한창 좋았을 때 이재학은 140㎞대 초중반의 직구에 직구처럼 날아오다 뚝 떨어지는 체인지업으로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지금은 직구 구속이 다소 떨어져있다. 여전히 체인지업과 10㎞가 넘는 구속 차이를 보이지만, 직구의 힘이 떨어진다는 건 좋은 일이 아니다.

물론 체인지업의 떨어지는 각도가 살아있다면 괜찮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타자를 압도하는 직구가 없다면, 아무리 좋은 변화구라고 효과가 떨어지는 게 일반적이다.

이재학은 2013년과 2014년 2년 연속 10승을 올렸다. 신인왕을 차지한 2013년엔 평균자책점 2.88로 전체 2위, 토종 투수 1위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엔 4.21로 치솟았다. 연도별로 투구 장면을 살펴보면, 밸런스나 팔 스윙에서 미세한 변화를 찾을 수 있다. 2013년 보여줬던 와일드함은 점차 사라졌다. 이 부분이 구속 저하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투구 밸런스와 구속. 두 가지 숙제가 보인다. 첫 등판에서의 실패, 이재학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다시 정답을 찾기 위해 분주히 움직일 것이다. NC의 토종에이스 이재학이 다음 등판에선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궁금하다.


광주=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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