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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히트노런 마야 "팀이 원할 때까지 두산에서 뛰겠다"

기사입력 2015-04-09 21:54 | 최종수정 2015-04-09 21:54

마야 노히트노런
 

"놀랍다는 말 밖에 안 나온다."

이역만리 타지에서 거둔 노히트노런 대기록. 흥분을 가라앉힌 뒤였지만, 마야는 "놀랍다"는 말로 입을 열었다. 자신도 어디서 힘이 나왔는지 모르겠다며 미소를 보이기도 했다.

두산 베어스의 외국인 투수 마야가 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홈경기에서 프로 통산 12번째 노히트노런 대기록을 세웠다. 9회까지 단 한 개의 안타도 맞지 않고 경기를 끝냈다.

[포토] 마야
9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5 프로야구 넥센과 두산의 경기가 열렸다. 1대0으로 승리하며 노히트노런을 달성한 두산 마야가 환호하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04.09.
경기 후 인터뷰에 임한 마야는 "놀랍다는 말 밖에 안 나온다"며 "매일 할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마지막 아웃 카운트를 잡고 나서는 많은 순간들이 떠올랐다. 그래서 눈물 밖에 안 나왔다"고 말했다.

대기록을 달성한 감격스런 순간, 마야는 그동안의 야구 인생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 듯, 울음을 터뜨렸다. 쿠바 국가대표를 거쳐 2009년 망명한 마야는 2010년부터 워싱턴 내셔널스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서 뛰며 빅리그를 경험했다. 통산 16경기서 1승 5패 평균자책점 5.80을 기록하고, 한국 무대로 넘어왔다.

가족들은 여전히 쿠바에 있다. 마야는 "쿠바에 있는 가족들을 못 봐서 그리운 게 사실이다.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여기서 경기하는 걸 TV로 보고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가족에게 감사하고, 사랑한다"고 했다.

이날 쿠바 국가대표팀에서 인연을 맺은 '절친' 프로배구 OK저축은행의 시몬이 시구한 덕도 봤다. 시몬은 시구를 마치고 마야와 포옹하면서 덕담을 건넸다. 시몬은 OK저축은행의 프로배구 우승을 이끈 주역이었다. 좋은 기운을 받은 게 분명했다.

마야는 "시몬이 온 건 매우 긍정적인 효과를 줬다. 마운드에서 한 번 안아줬을 때, '너는 공격적인 투수다. 쿠바에서 했던 것처럼 하면, 잘 던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준 게 큰 힘이 됐다"며 웃었다.

[포토] 김태형 감독
9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5 프로야구 넥센과 두산의 경기가 열렸다. 8회초 2사서 마운드에 오른 두산 김태형 감독이 마야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04.09.

두산 김태형 감독은 8회 직접 마운드에 올라 마야와 대화를 나눴다. 114개의 공을 던진 뒤였다. 김 감독은 당시 상황에 대해 "마야에게 투구수가 많다고 얘기를 했다. 그런데 마야의 눈을 보니 전혀 교체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목을 한 번 주물러 주고 그냥 내려왔다"고 설명했다.

마야는 "실수하지 말고 더 침착하게 네가 원하는 곳에 공을 던지라고 말씀해주셨다. 이런 기회를 주셔서 매우 감사하다"고 했다.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역시 9회 마지막 순간이었다. 그는"넥센이라는 팀은 매우 공격적인 팀이다. 매순간 힘들었지만, 마지막 회에는 어디서 힘이 났는지도 모르겠다. 온 힘을 다해 던졌다"고 했다.

자신과 재계약을 선택한 두산 베어스에 대한 고마움도 컸다. 마야는 "지난해에는 내가 초반에 선수로서 힘들었던 부분이 많았다. 팀에서 올해 이렇게 계약을 해줘서 너무 감사했다"며 "팀이 원하는 날까지, 두산 베어스에서 뛰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잠실=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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