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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바롯데 이대은 신뢰받는 투수가 될까.[무로이칼럼]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15-04-07 07:47


"지금 우리팀에 이대은이 있어 다행이다."

지바롯데 마린스의 오치아이 에이지 투수 코치(전 삼성코치)는 올해 미국 마이너리그에서 지바롯데에 입단한 투수 이대은(26)이 꼭 필요한 존재라고 했다.

이대은은 개막 3번째 경기였던 지난 3월 29일 소프트뱅크전에서 일본 무대 첫 선발 등판에서 첫 승을 장식했다. 그 1승이 팀에게 큰 가치였다는 게 오치아이 코치의 말이다.

지금 지바롯데의 선발진은 굉장히 어려운 상태다. 가라카와 유키(26), 후지오카 다카히로(26)가 나란히 코칭스태프의 신뢰를 잃은 피칭을 하고 곧바로 2군으로 강등됐다. 현재 지바롯데에서 믿을 수 있는 선발투수는 에이스인 와쿠이 히데아키(29)와 지난해 10승으로 신인왕이 된 이시카와 아유무(27) 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이대은의 존재는 지바롯데에는 큰 힘이 되고 있다.

허나 이대은은 아직까지 충분한 신뢰를 받고 있지는 않다. 여러가지 부족한 부분이 있다. 오치아이 코치는 "이대은이 캠프 때부터 공은 좋았지만 퀵모션과 견제가 전혀 안됐다. 다행히 이해력이 높아 잘 수정해 왔는데 소프트뱅크전에서는 포크볼 때 도루를 2개 허용했다. 상대가 이대은의 구종에 따른 버릇을 안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지난 5일 선발등판한 라쿠텐전에서는 이대은의 퀵모션이 짧지 않아 1루 주자가 완전히 타이밍을 잡아서 도루를 성공시킨 케이스도 있었다. 또 다른 주자 1루 상황에서는 보크 판정을 받기도 했다.

그렇다면 투구내용은 어떨까. 지바롯데의 이토 쓰토무 감독(전 두산코치)은 5일 경기 후 이대은의 피칭에 대해 "변화구를 활용하라고 했는데 변화구를 쓸 수 있는 볼카운트를 만드는 기회가 많지 않았다. 아주 힘들게 피칭을 했는데 말을 바꾸자면 힘들게 하면서도 적은 점수(6이닝 3실점(2자책)로 잘 막아준 셈"이라고 했다.

이대은은 이날 안타 8개와 4사구 4개를 허용했지만 병살타 4개로 위기에서 탈출했다. 1,2회는 140㎞ 후반의 빠른 볼의 비율이 높았는데 3회부터는 초구에 커브를 사용하는 등 변화구를 잘 활용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대은은 그날의 피칭에 대해 "사실은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변화구는 경기도중 코치께서 '타자가 직구를 노리고 있다'는 조언에 따라 비율을 높였다. 직구에 자신이 있지만 요즘은 커브가 좋고 감독님도 그런 말씀을 하신다. 불펜 뿐만아니라 캐치볼 할 때도 변화구를 의식하고 던지고 있고 잘 되고 있다"라며 변화구에 대해 만족감을 보였다.

이대은의 장점으론 무빙이 있는 빠른 직구와 투심, 날카롭게 떨어지는 포크볼 등이 있다. 하지만 5일의 경기를 보면 오히려 커브가 이대은의 좋은 무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대은의 커브가 제구가 되자 타자들이 커브를 의식하게 되면서 직구 등 다른 구종에 대한 대응이 잘 되지 않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대은은 커브를 카운트를 잡을 때가 아닌 결정구로도 쓸 수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물론 쓸 수 있다"라며 자신있게 말했다.

기회를 잡고, 과제를 얻고, 사는 법을 찾기 시작한 이대은. 5일 라쿠텐전은 그가 향후 지바롯데의 선발투수로서 더 많은 신뢰를 받는 존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경기였다.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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