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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부활을 알리는 화끈한 신호탄일까.
출발은 장원준과의 맞대결 승리였다. 0-2로 뒤지던 2회말 장원준을 상대로 동점 투런포를 때려냈다. 시즌 첫 홈런. 이 때까지만 해도 두 절친의 피할 수 없는 대결이 강민호의 승리를 끝나는 정도였다.
하지만 두 번째 홈런이 터진 후 분위기가 달라졌다. 6-4로 아슬아슬하게 앞서던 7회말 승부에 쐐기를 박는 대형 투런홈런을 때려냈다. 상대 강속구 투수 김강률의 150km 직구를 받아쳐 비거리 130m 대형홈런으로 연결시켰다. 2B2S 상황서 그야말로 완벽한 타이밍에 공을 잡아당겼다. 첫 번째 홈런이 우연이 아니었음을 증명하는 타격감이었다. 지난 3월 31일 한화 이글스전 멀티 홈런 이후 1년이 지나서야 멀티 홈런 기록을 재신고하는 순간이었다.
사실 강민호는 지난 시즌 종료 후 엄청난 마음 고생을 했다. 75억원을 받는 FA 계약을 맺고, 첫 해 너무 부진해 팬들의 많은 질타를 받았다. 강민호는 스스로 신경쓰지 않으려 했지만 그게 쉽지가 않더란다. 심한 스트레스 속에 절망적인 시즌을 보냈다. 그리고 마음을 다잡았다. 비시즌동안 무너진 타격 밸런스를 찾기 위해 애썼다. 타격시 스탠스를 줄이고 조금 더 힘을 실어 공을 맞히는데 주력했다. 그리고 그 결실을 맺었다는 것을 한 경기서 만천하에 알렸다.
팀으로서도 강민호의 역할이 중요했다. 상위 타선은 어느 팀에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 가운데, 상하위 타선의 연결고리 역할을 할 강민호가 어느정도 장타력만 보여준다면 롯데 타선의 힘은 배가될 수 있었다.
역시 강민호가 터지자 사직구장이 들썩였다. 추운 날씨 속 1만여명의 관중에 그쳤지만, 강민호의 홈런이 터지는 순간순간 나오는 환호성은 마치 만원관중들이 어내는 여기를 방불케했다. 롯데는 시즌 초반 5승(1패)을 따내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여기에 강민호까지 부활 조짐을 확실히 보였다. 모든게 잘 되고 있다.
부산=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