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신'과 '염갈량'의 맞대결. 예상했던대로 개막 2연전부터 명승부가 펼쳐졌다.
4년만에 현장에 돌아온 한화 이글스 김성근 감독, 그리고 감독 생활 3년차에 성공시대를 써고 있는 넥센 히어로즈 염경엽 감독이 개막 2연전에서 처음 맞붙었다. 사실 두 감독 모두 다양한 작전을 구사하고, 확실한 철학을 갖고 팀을 운영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김성근 감독이 2011시즌 중반 사퇴한 이후, 염경엽 감독이 2013년부터 지휘봉을 잡았기에 첫 맞대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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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 달라진 한화, 이제는 '뛰는 야구'
한화는 김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확실히 달라졌다. 특히 주루와 수비는 눈에 띄게 좋아졌다. 스프링캠프 기간 끊임없는 반복훈련을 통해 체질 개선을 시도한 결과다. 김 감독 특유의 강훈련이 주효한 모습이다.
한화는 지난해 팀 도루 70개로 9개 구단 중 8위였다. 그런데 28일 개막전에서만 4개의 도루를 기록했다. 수비도 매끄럽다. 기록된 에러가 하나도 없었다. 비록 28일과 29일 모두 동점을 허용하는 상황에서 유격수 권용관의 아쉬운 플레이가 나오긴 했지만, 그렇다고 쉬운 타구를 실수한 것은 아니었다.
달라진 한화의 모습은 4번타자 김태균만 봐도 알 수 있었다. 김태균은 29일 경기에서 2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볼넷을 골라 나갔다. 그리고 다음 타자 김회성 타석 때 힛앤런 작전이 나왔고, 김태균이 2루까지 내달렸다. 파울이 됐지만, 과감한 작전이 돋보였다. 또한 김회성이 볼넷을 골라 나간 뒤 정범모가 상대의 '100% 시프트'에 타구 속도를 완전히 죽이는 완벽한 희생번트로 1사 2,3루를 만들었고, 고동진의 2타점 2루타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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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만치 않은 넥센, 양팀 사령탑 색깔 있는 투수교체
넥센도 만만치 않았다. 2-3으로 뒤진 6회말 동점을 만드는 상황에서 2사 후 김하성이 짧은 중전안타에 2루까지 내달리는 공격적인 베이스러닝으로 득점권에 도달했고, 계속된 2사 1,2루서 서건창의 빗맞은 안타로 동점을 만들 수 있었다.
동점을 허용하는 상황에서 김 감독은 상대타자 유형에 따라 투수를 달리 기용하며, 무려 세 명의 투수를 썼다. SK 감독 시절 보여준 '벌떼 불펜'을 떠올리게 할 만한 장면. 넥센이 2사 2루서 김재현 타석에 좌타자 문우람을 대타로 내보내자, 왼손투수 박정진을 내세웠다. 넥센은 우타자 박헌도로 맞불을 놓았다. 양팀 벤치의 기싸움이 엄청났다.
경기 전 김 감독은 "넥센 벤치가 과감하게 하더라. 감독 3년차면 겁이 날만도 한데 겁이 없더라. 특히 투수를 그렇게 빠른 템포로 바꾸고, 마지막에 신인 투수를 내는 걸 보고 놀랐다. 12회까지 나도 좋은 공부가 됐다"며 염 감독의 용병술을 높게 샀다. 그 역시 다시 과거의 세밀한 투수교체를 선보이는 모습이었다.
빗맞은 안타가 나오면서 동점. 하지만 승운은 한화 쪽으로 향했다. 8회 1사 1,2루서 정범모의 내야땅볼이 세컨드 베이스를 맞고 튀어올랐다. 평범했던 땅볼이 중전 적시타가 되는 순간. 이틀 동안 희생번트 4개를 성공시킨 정범모는 6회에 이어 8회에도 안타를 신고했고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다. 넥센은 추가실점 이후 상대 스퀴즈 작전을 저지해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양팀 사령탑의 색깔은 확실했다. 넥센은 개막 2연전부터 장기레이스에 대비한 투수 운용을 선보였고, 한화는 세밀한 투수교체로 선발과 불펜 모두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목동=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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