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의 든든한 3선발 배영수가 시범경기 마지막 등판에서 세트포지션으로만 공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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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개 투수는 주자가 없을 때 와인드업 동작으로 투구한다. 하지만 주자가 나가 도루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오면, 세트포지션으로 동작을 최소화시킨다. 다분히 주자를 신경 쓴 동작. 하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동작을 행하는 와인드업에 비해 스피드나 컨트롤에 있어 부족함이 생길 수 있다.
배영수도 세트포지션에서 문제를 느꼈다. 최근 불펜피칭을 하는데 김성근 감독이 원포인트 레슨을 해줬다. 양발의 폭이 너무 넓어 이를 줄이라고 조언한 것이다. 김 감독은 "세트포지션에서 스탠스가 너무 넓었다. 그걸 좁히니 앞에서 공의 각도가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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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영수는 지난해 피안타율이 3할1푼4리였다. 주자가 없을 때는 2할9푼7리로 낮아졌지만, 주자가 있을 때는 3할3푼6리까지 치솟았다. 와인드업 동작과 세트포지션 동작에서 차이가 컸다. 결국 미세하지만, 김 감독의 조언으로 투구폼을 교정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2000년 삼성 라이온즈에 입단한 배영수는 통산 124승으로 현역 최다승 투수라는 타이틀도 갖고 있다. 데뷔 16년차 시즌에 처음 팀을 옮겼고, 푸른색이 아닌 주황색 유니폼을 입고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다. 산전수전 다 겪은 그이지만, 변화에 대한 두려움은 없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