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는 그동안 야구인들을 상대로 많은 설문조사를 했다. 그때마다 드는 의문은 이들이 말하는 것이 정말 솔직한 대답이었을까 였다. 학연이나 지연 등의 선후배 관계, 친분 등으로 자신의 생각과는 다른 답을 할수도 있지 않을까. 자신의 이름이 공개되면 상대가 곧바로 그 대답에 실망하거나 오해할 수도 있기에 소신껏 말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가끔 비보도를 전제로 솔직한 생각을 물어볼 때 비로소 속마음을 내보이는 야구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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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인들의 생각은 반으로 나뉘었다. 한화를 제외한 9개 구단의 선수, 코칭스태프, 프런트에게 질문한 결과 총 27명 중 14명이 '한화의 5강은 힘들다'고 답했고, 13명은 '5강에 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퍼센티지로 보면 '못 간다'가 51.9%, '갈 수 있다'가 48.1%였다. 한화의 반전이 어렵다고 보는 시각이 약간 더 많았다.
한화의 5강을 힘들다고 본 야구인들은 대부분 "아무리 김성근 감독이라고 해도, 전력이 어느정도 보강이 됐다고 해도 단숨에 팀이 좋아지지는 않는다"고 했다. A코치는 "1군과 백업 선수들간의 기량차가 크다"며 선수층이 두텁지 모산 한화의 약점을 지적했고, B프런트는 "한화도 좋아졌지만 다른 팀들이 더 강하다"라고 했다. C선수는 "그정도 보강으로 전력이 급상승하지 않는다"라며 2년 동안 많은 액수를 투자해 외부 FA를 데려온 것이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한화의 5강을 점친 이들은 그동안의 전력보강과 경험을 쌓은 유망주들의 실력이 김 감독의 지휘하에 플러스 요인이 될 것으로 봤다. F코치는 "멤버만 본다면 5강 이상도 가능해보인다. 더구나 유능한 감독님까지 모셔왔다"라며 한화의 돌풍을 예상했다. G프런트도 "지난해에도 멤버가 좋았는데 올해 외부 보강으로 더욱 강해졌다"면서 "김 감독님의 능력도 있지만 팀 전력 자체가 강해졌다"라고 했다. H선수는 "FA를 잘 영입했고, 외국인 투수들도 잘 데려갔다. 타선의 잠재력이 터질 타이밍도 됐다"며 선수 구성 자체가 좋다고 했다. 한화의 전력에 그동안 보여준 김 감독의 능력에 한표를 던진 이들도 많았다. I코치는 "영감님이라면 가능하다"고 김 감독의 능력을 한화 5강의 제1 요인으로 꼽았고, J코치도 "야신이 있으니까 5강 충분하다"라고 했다.
올시즌 한화가 어떤 모습을 보일지 야구인들의 예상도 제각각이었다. 뚜껑을 열기전까진 정말 아무도 모른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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