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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조심스럽지만, 투수진은 어느정도 밑그림이 그려졌다."
매사 조심스러운 조 감독이지만 투수 얘기가 나오자 어느정도 확신에 찬 어조가 나왔다. 이미 구상을 어느정도 끝마쳤다는 뜻이었다.
먼저 가장 중요한 선발진. 당초 옥스프링-어윈-시스코 3명의 외국인 투수 중 1명을 불펜으로 돌릴 생각도 했다. 하지만 3명 모두 선발로 투입하기로 확정했다. 그리고 나머지 두 자리를 토종 선수로 채운다. 일단, 지난해 퓨처스리그 북부 다승왕 박세웅이 가장 유력한 후보다. 그리고 좌완 심재민, 우완 장시환과 주 권 , 사이드암 엄상백 등이 5선발 자리를 두고 다툴 것으로 보인다.
마무리는 김사율로 최종 확정됐다. 현재 kt 투수 중 구위로나, 경험으로나 마무리로 가장 적합한 투수다. 향후 수술 후 재활 중인 홍성무가 가세하면 kt 뒷문은 더 단단해질 수 있다. 조 감독은 "투수진은 어느정도 완성이 된 단계다. 젊고 유망한 투수들이 많은데 이 선수들이 경험을 쌓는다면 향후 2, 3년 내에 kt 마운드는 매우 강해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야수쪽은 조금 걱정이 된다."
야수진도 거의 주전급 선수들의 윤곽은 드러났다. 그래도 조 감독은 걱정이 앞선다. 백업 선수 부족과 효율성을 극대화시키기 위한 포지션 구상 때문이다.
먼저 조 감독은 "내야쪽 백업 요원이 부족하다"라며 한숨을 쉬었다. 일단 센터라인은 박기혁과 박경수가 확실히 자리를 잡았다. 그런데 두 사람은 실력을 떠나 최근 몇 년간 풀타임으로 뛴 경험이 없다. 여기에 경기수도 144경기로 늘었다. 체력, 부상 등에서 문제를 드러낼 수 있다. 조 감독은 "두 사람이 다 못뛸 것"이라고 말하며 "이 자리를 받쳐줘야하는 선수가 필요한데"라고 했다.
그래도 다행인 건 전천후 만능 백업 내야수 자원을 키워내고 있다는 것. 이지찬이라는 선수인데, 내야 전포지션 수비가 가능하고 타격에서도 갖다 맞히는 재주가 뛰어나다. 라쿠텐전에서도 공-수에서 맹활약했다. 거포 유망주 문상철도 허리 부상을 이겨내고 캠프에 합류해 반갑다.
또 하나, 포지션 정리 문제다. 조 감독은 일단 외야를 이대형-김사연-김상현 중심으로 꾸려갈 예정이다. 김상현을 1루로 전환시키려 했는데 선수 본인이 1루를 오히려 부담스러워했고, 조 감독도 선수 의사를 반영했다. 때문에 외야 전향을 시키려던 장타자 김동명을 다시 1루에 집중시키기로 했다. 조 감독은 "김동명은 방망이가 좋아 꼭 활용해야 하는 선수이다. 그런데 수비가 문제다. 1루도 그렇고, 외야로 나가면 더 불안하다"라고 했다. 그렇다고 김동명을 고정 지명타자로 못박자니 경험 부족이 마음에 걸린다.
포수는 용덕한과 신인 안중열 체제가 유력하다. 안중열이 공-수 모두에서 매우 안정됐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휴가(일본)=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