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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LG의 스토브리그, ‘통 큰 투자’ 안 보인다

박아람 기자

기사입력 2015-01-21 09:09


LG 봉중근

2000년대까지 LG는 '통 큰 투자'의 대명사였습니다. 외부 FA 영입에 적극적인 팀이었습니다. 실패 사례도 있었지만 2008시즌 종료 후 영입한 이진영, 정성훈은 현재까지 LG 전력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최근 LG는 FA 영입에 소극적입니다. 지난 2년 간 외부 FA 영입에 나서지 않았습니다. 류제국, 우규민의 재활과 신정락의 입대로 인한 선발진의 구멍을 FA 영입을 통해 메울 기회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구체적인 결과물은 없었습니다.

LG는 전지훈련을 통해 2명 이상의 선발 투수를 발굴해야만 개막 5인 선발 로테이션을 완성할 수 있습니다. 시즌 초반에는 우천 취소 경기가 적습니다. 올해는 월요일 외에는 휴식일 없이 144경기를 치릅니다. 5인 선발 로테이션을 완성하지 못하면 시즌 초반 뒤떨어질 우려가 있습니다. 선수 육성의 부담은 양상문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에 전가되었습니다. 적극적인 외부 FA 영입을 통해 작년 4강 탈락 팀 두산이 우승 후보로, 한화가 포스트시즌 진출 예상 팀으로 꼽히게 된 것을 감안하면 LG의 소극적 행보는 대조적입니다.

연봉 협상도 지지부진입니다. 전지훈련 출발 전에 선수단 전체의 연봉 협상이 완료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래야만 캠프에서 훈련에 매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16일 전지훈련 출발로부터 나흘이 지난 20일까지 LG의 연봉 협상은 완료되지 않았습니다.

봉중근이 동결된 연봉 계약서에 뒤늦게 도장을 찍었습니다. 류제국과 우규민은 아직 계약하지 않았습니다. 재활 중이라 전지훈련에 참가하지 않고 국내에 남은 선수들만 미 계약 상태라 하지만 어수선한 감을 지울 수 없습니다.

연봉 계약이 완료된 선수들의 면면을 살펴봐도 의문은 남습니다. 상대적으로 적은 연봉을 받아오다 작년 맹활약한 몇몇 선수는 큰 폭의 인상률을 과시했습니다. 하지만 애당초 연봉 출발점이 낮아 인상액의 측면에서는 그리 큰 것은 아닙니다. 1억 이상의 연봉을 받았던 선수들의 인상률이나 인상액은 전반적으로 두드러지지 않습니다.

LG가 연봉 인상 요인이 없느냐 하면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최하위에서 플레이오프 진출까지 작년 LG 선수단은 최고의 감동과 기적을 이룩했습니다. 누구도 LG의 2014시즌을 실패했다고 규정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LG 선수들의 연봉 계약은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팀들과 비교해도 결코 후하지 않습니다. LG만이 고수하는 신연봉제는 대수술이 필요합니다.

모그룹의 재계 순위를 감안하면 LG의 인색한 행보는 납득이 쉽지 않습니다. 일부에서는 FA 계약을 통해 고액 연봉을 받는 베테랑이 LG에 많기 때문이라 지적합니다. 작년 8월 개장한 이천 챔피언스 파크 건립이 부담이 되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전력 보강과 선수단 연봉에 인색한 이유로는 부족합니다. 투자, 즉 위험 부담 없이 성과를 내기는 어렵습니다. LG 구단이 프로스포츠의 생리를 외면하는 것은 아닌지 고개를 갸웃하게 합니다. <이용선 객원기자, 디제의 애니와 영화이야기(http://tomino.egloos.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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