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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스프링 선배, 긴장 푸세요!'
그런데 옥스프링이 새 동료들을 만나면 뻘쭘할 수도 있겠다. 자신이 어깨에 힘을 주며 이것저것 알려주려 하는데, 선수들이 모두 한국 문화에 어느정도 적응을 해있다면 옥스프링도 당황하지 않을까.
kt 새 외국인 3총사의 '한국 배우기' 열정이 뜨겁다. 시즌 전 자세와 의지만 놓고 보면 특급 외국인 선수들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 사람은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한국 야구와 새 팀에 적응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는 소식이다. 단순히 한국 음식을 접해보고, 맛있다고 사진을 찍는 수준이 아니다. 급이 다르다. 외국인 선수 사정에 밝은 한 프로야구 관계자는 "kt 외국인 선수들을 지켜보라. 충분히 사고를 칠 수 있는 선수들의 모습"이라고 귀띔했다. 무슨 뜻일까.
이 뿐 아니다. 시스코는 지난 시즌을 마친 후 자택이 있는 미국 시애틀에서 한국어 수업 수강증을 끊었다. 시애틀은 한인 문화가 많이 발달돼있는 도시. 한국 마트 단골이 돼 어떤 한국 마트 김치가 더 맛있는지 찾아다닐 정도로 한국 사랑이 남다르다. 그리고 매일 한국 뉴스를 검색하는데, 단순히 야구 뉴스만을 보는게 아니라 경제, 사회 뉴스도 관심있게 지켜본다. 아무래도 다른 선수들에 비해 지명도, 몸값(총액 32만달러)이 떨어지고 사실상의 2군 테스트를 거쳐 살아남았기에 코리안 드림을 위한 열정이 더욱 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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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여러팀이 탐을 낼 정도로 수준급 실력을 갖춘 타자 마르테도 방심없이 맹훈련 중이다. 고국인 도미니카공화국에서 개인 트레이너를 고용해 1주일 중 6일 훈련을 소화하고 있는 중이다.
현장에서는 "한국 프로야구는 특성이 있다. 아무리 이름값이 높고, 몸값이 비싼 선수라고 해도 한국야구, 문화에 적응하지 못하면 그저 그런 선수로 전락한다. 실력과 함께 특유의 한국야구 문화에 적응을 잘하는 선수가 살아남을 가능성이 훨씬 높다"라고 입을 모은다. 당장 지난해 루크 스캇(SK 와이번스)과 야마이코 나바로(삼성 라이온즈)가 이를 여실히 증명했다. 역대 최고 레벨 선수라고 평가받았던 스캇은 불명예 퇴출을 당했다. 강팀 삼성에서 계륵이 될 것이라던 나바로는 완벽한 적응력으로 한국시리즈 MVP가 되며 재계약에 성공했다.
일단 한국야구 적응 보증수표 옥스프링을 필두로, 나머지 세 사람도 시작 전부터 긍정의 요소들을 마구 뿜어내고 있다. 외국인 선수 농사만 성공적으로 된다면, 객관적 전력 열세라는 kt도 충분히 반란을 꿈꿀 수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