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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근 감독은 이미 전쟁을 시작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12일로 예정됐던 선수단 시무식을 취소한 것이다. 한화 구단은 6일 오후, 공식적으로 선수단 시무식 취소 결정을 발표했다. 그러나 사실 김 감독은 이미 5일 서산 훈련장을 방문한 뒤 취소 결정을 내린 상태였다. 김 감독은 당시 이런 말을 했다. "12일에 하려고 했던 선수단 시무식은 안 할 생각이야.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야."
전통적으로 김 감독은 매년 초 선수단 시무식을 통해 한 시즌의 각오를 새롭게 다지곤 했다. 특히나 3년만에 프로야구 1군 무대에 복귀해 맡게 된 새 팀에서 맞게되는 정초다. 당연히 시무식이 열릴 것으로 생각됐다. 실제로 김 감독 역시 시무식을 통해 자신의 의지를 강력하게 전달하려고 했다. 시무식 날짜를 잡기 위해 스케줄을 고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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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김 감독이 서산 훈련장에서 재활군 및 2군 선수들을 살펴보니 시무식보다 훈련이 더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는 아직도 한화 스프링캠프 참가 인원이 확정되지 않은 점과 관련있다. 김 감독은 아직까지 누구를 더 포함시켜야 할 지 고민 중이다. 그래서 일말의 가능성이라도 더 보려고 수시로 서산 훈련장에 내려간다. 눈으로 훈련 모습을 직접 봐야 선수의 가능성을 알 수 있기 때문. 보는 시간이 많을 수록 정확한 판단을 할 가능성이 커진다. 시무식보다 훈련을 강조한 또 다른 이유다.
시무식은 취소했지만, 다른 스케줄은 변경하지 않았다. 바로 7일로 예정된 코칭스태프 미팅이다. 이건 선수들의 훈련을 방해하지도 않고, 특히나 김 감독의 스프링캠프 훈련 계획과 시즌 전체에 대한 구상을 전달할 수 있는 기회다. 반드시 필요하다. 김 감독은 "코칭스태프 전체 미팅은 매우 중요하다. 여러가지 계획을 세울 수 있다"고 했다. 이 자리에서 역대 최대 규모가 될 한화 스프링캠프의 참가 명단이 완성될 가능성이 크다. 또 '김성근식 지옥훈련'의 밑그림과 함께 시즌 전략의 틀도 마련될 것이다. 김 감독의 전쟁은 이렇게 진행되고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