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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2군 세이케 감독의 남다른 지도 철학-2[무로이칼럼]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14-12-29 12:35 | 최종수정 2014-12-30 08:17


"이렇게 많은 양과 시간을 들인 마무리 훈련은 예전에는 없었어요."

SK 와이번스의 2군 코치들은 지난 마무리 훈련을 이렇게 되돌아 봤다. 이번주 칼럼도 지난주에 이어 SK 2군에서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세이케 마사카즈 감독(55)의 이야기다. 세이케 감독은 모든 훈련에서 생각의 차이가 크다고 말한다.

세이케 감독은 늘어난 러닝에 대해 "단순히 많은 양을 시키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훈련하는 선수들을 보면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그냥 움직이고 있는 모습이 많았습니다. 러닝할 때도 달리는 몸 자세를 생각하면서 뛰면 밸런스 교정으로 연결될 수 있는데 이전까지는 그렇게 하지 않았던 같아요"라는 세이케 감독은 "중요한 것은 의식적으로 행동을 하느냐에 따라 시간이나 양이 많아질 수도 있고, 반면에 시간이 단축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라고 했다.

SK는 과거 훈련에서는 타자들의 개인 훈련때 2시간 동안 500개의 티배팅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세이케 감독은 그 점에 고개를 갸웃했다. "보통 집중하면서 티배팅을 하면 100개 칠 때 2분30초면 됩니다. 그런데 얼마나 천천히 했으면 500개를 치는데 2시간이나 걸렸을까요"라며 의문을 표시했다.

세이케 감독은 티배팅 훈련시간을 줄이면서 대신 롱 티배팅을 실시했다. 롱 티배팅은 바로 앞의 그물을 향해 치는 일반적인 티배팅과 달리 티 위에 있는 공을 외야로 날리는 타격훈련이다. 롱 티배팅은 멀리 치려는 의식을 해야하고 하반신을 안정시켜야 한다. 세이케 감독은 롱 티배팅을 할 때 선수들에게 펑고 배트를 쓰도록 했다. "펑고 배트는 일반적인 배트보다 길고 가볍기 때문에 원심력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헤드 스피드를 느낄 수 있는데 상반신 위주로 치면 밸런스가 무너집니다. 또 배트의 공을 치는 위치가 잘못되면 배트가 접혀 버립니다. 많은 의식을 가져야 제대로 칠 수 있죠"라며 롱 티배팅의 효과를 설명했다.

세이케 감독은 "선수라면 오래 프로야구 선수로 유니폼을 입고 싶지 않을까요.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눈앞에 있는 라이벌을 이겨야 합니다. 그 다음엔 2군에서 주전 자리를 잡는 게 1군선수가 되는 지름길입니다"라며 2군 선수들에게 목표의식을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 세이케 감독은 선수시절에 경쟁에서 이긴 경험과 진 경험이 있다. 또 지도자로서는 타격, 수비, 주루, 육성 등 다양한 보직을 맡았고 유니폼을 벗고 회사원 생활을 해본 적 도 있다. 세이케 감독은 그런 경험을 통해서 젊은 선수들에게 지금에 해야할 일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세이케 감독의 눈에 띄는 유망주들이 몇 명 있다고 한다. 하지만 그들의 이름이 밝혀지면 그 선수들이 안심할 수도 있기 때문에 세이케 감독은 필자에게 그 이름을 쓰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

"SK는 새로운 훈련장이 완성됐습니다. 천연 잔디와 인조 잔디의 야구장이 있고 실내 연습장은 천정이 높고 지하에는 5명이 동시에 피칭할 수 있는 불펜도 있어요. 아주 좋은 시설입니다. 사우나도 있고 젊은 선수들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됐지요"라는 세이케 감독의 말에 기대가 잔뜩 묻어나 있었다.

SK 2군은 1월 중순 한국에서 스프링캠프를 시작하고 2월 중순에는 대만 타이중으로 2차 전훈을 떠나 대만의 프로팀이나 국내 2군 팀과의 연습경기를 통해서 1군 선수와 경쟁할 수 있는 선수를 육성할 계획이다.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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