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자유계약선수) 시장이 심상치 않다. '우선협상기간 무용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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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FA 제도가 탄생한 뒤, 탬퍼링으로 인해 제재를 받은 구단이나 프런트, 선수는 단 하나도 없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사법기관도 아니고, 실질적으로 탬퍼링 위반을 적발할 가능성은 낮다. 당사자들이 아니라고 발뺌하면 그만이다.
각 구단들은 매년 탬퍼링을 하지 말자고 손을 맞잡지만, 막상 FA 시장이 개장하면 각각의 이해관계에 따라 등을 돌린다. 결국 매년 수많은 탬퍼링 의혹들이 쏟아지고, 뒤에서 상대를 헐뜯는다. 그리고 '우리도 당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다른 구단이 또 같은 방식으로 시장 질서를 어지럽힌다. 악순환의 반복이다.
여기에 팬들이 만들어준 '프랜차이즈 스타' 혹은 '팀에 꼭 필요한 선수'라는 상징성은 그들에겐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된다. 그 순간만큼은 구단과 위치가 역전된다. 선수가 '갑'이 돼 부르는 게 값인 상황이 형성되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탬퍼링이 이뤄진다면, 해당 선수 영입을 원하는 다른 구단 역시 "원 소속팀보다 무조건 더 줄게"라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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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구단들의 자세다. 각 구단들은 당시 처한 상황에 따라 움직임을 달리 한다. 당장 놓치면 안되는 선수가 있는 팀은 당연히 우선협상기간 존속을 외칠 것이다. 반면 실탄이 충분하고 영입할 선수가 있다는 판단이 들면, 우선협상기간 없이 완전히 오픈하자고 말한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