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한화 야수들, 이태양만 나오면 자신감 상승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4-07-03 21:31


3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4 프로야구 한화와 LG의 경기가 열렸다. 7회말 2사 2루서 한화 김태균이 교체되는 이태양을 격려하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4.07.03.

요즘 한화 이글스 에이스는 이태양이다.

김응용 감독은 3일 잠실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매일 지기만 한다"며 혀를 차면서도 "오늘은 이태양이 나오니까 한번 기대를 해봐야지"라고 말했다. 이태양은 지난달 27일 SK 와이번스전 이후 6일만에 마운드에 올랐다.

경기전 내야수 송광민은 "이태양이 나오면 수비할 때 편하고, 이길 수 있을 것이란 마음이 생긴다"고 했다. 김태균도 최근 "이태양이 있으면 마음에 안정감이 생기고 타석에서도 집중력도 더욱 생긴다"고 밝혔다. 에이스의 존재감이란 동료들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가져다 준다는데 있다.

그러나 이태양은 3회까지 매이닝 실점을 하며 초반 리드를 빼앗겼다. LG 타자들은 이태양을 철저히 분석하고 나온 듯 초반 분위기를 장악했다. LG는 지난달 21일 대전 경기에서 이태양을 상대로 7이닝 동안 1득점에 그친 기억이 있다. 당시 8안타 4사구 3개를 뽑았으나, 찬스에서 좀처럼 적시타를 날리지 못했다. 12일만에 다시 만난 이태양, 분명 노림수가 동원됐을 것이다.

이태양은 1회말 2사후 박용택에게 146㎞짜리 몸쪽 직구를 던지다 좌월 홈런을 맞으며 먼저 1점을 내줬다. 2회에는 안타 3개를 허용하며 다시 1실점했다. 1사 1,2루에서 손주인이 142㎞짜리 한복판 직구를 받아쳐 좌전적시타를 터뜨렸다. 이태양은 3회에도 23개의 공을 던지며 고전했다. 1사후 박용택에게 초구에 우측 2루타를 허용했고, 계속된 2사 3루서 이병규에게 144㎞ 직구를 구사하다 우전 적시타를 맞았다.

한화는 3회까지 0-3으로 뒤진데다 타선도 LG 선발 우규민에게 눌리는 바람에 어려운 경기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이태양은 4회 1사 3루의 위기를 벗어나면서 조금씩 안정을 찾았다. 오지환과 임재철을 각각 2루수 플라이, 유격수 땅볼로 막아냈다. 5회에는 선두 박용택에게 우중간 2루타를 맞았지만, 수비수들이 깔끔한 중계로 3루에서 타자주자를 잡아내며 이태양에게 힘을 실어줬다. 2사후 이병규를 좌월 2루타, 채은성을 3루수 실책으로 내보내며 1,3루의 위기에 몰린 이태양은 김용의를 140㎞짜리 몸쪽을 파고드는 직구로 루킹 삼진을 잡아내며 또다시 실점을 막았다.

6회에는 공 10개로 삼자범퇴를 기록했고, 7회에는 대타 정성훈을 삼진, 박용택을 좌익수플라이로 잡고 이진영에게 중월 2루타를 맞은 뒤 박정진으로 교체됐다. 박정진이 이병규를 삼진 처리, 한화는 1점차 리드를 이어갔다.

이태양이 추가 실점을 하지 않고 꾸준히 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타자들도 힘을 내기 시작했다. 6회초 김경언과 고동진, 최진행의 안타로 2점을 만회한 한화는 7회초 1사 1루서 정근우가 좌중월 투런홈런을 날리며 4-3으로 전세를 뒤집었다.

6⅔이닝 10안타 3실점. 볼넷은 1개만 내줬고, 삼진은 6개를 잡아냈다. 지난달 1일 대전 SK전 이후 6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다. 경기를 거듭할수록 제법 에이스다운 풍모가 느껴진다. 이날 초반 난조를 극복하고 7회 2사까지 던질 수 있었던 원동력은 완급조절과 경기운영능력. 한화 야수들이 그에게 신뢰를 보내는 이유다.
잠실=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