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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원숙의 경지에 도달한 느낌이다.
하지만 류현진은 빠른 템포와 다양한 볼배합으로 클리블랜드 타선을 압도했다. 7이닝 동안 101개의 공을 던졌으니, 이닝당 평균 투구수는 14.43개. 4회에만 23개를 던진 것을 제외하면 효과적으로 투구수를 관리한 셈이다.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이 29타자중 21타자로 72.4%에 이르렀고, 4사구를 단 한 개도 허용하지 않는 발군의 제구력을 과시했다. 공격적인 피칭으로 이른 카운트에서 상대 타자들의 스윙을 유도하며 투구수를 줄였다.
류현진은 초반 컨디션을 의식한 듯 직구 구속을 88~92마일에서 유지했다. 전력으로 던지기 보다는 공격적인 피칭과 볼배합으로 승부했다. 1회초 위기를 벗어난 원동력이다. 류현진은 1사후 아스드루발 카브레라에게 좌중간 2루타를 허용했다. 투스트라이크에서 던진 4구째 74마일 커브가 높게 제구됐다. 이어 마이클 브랜틀리를 땅볼로 유도했지만, 유격수 카를로스 트리언펠이 공을 뒤로 빠트리는 실책을 범해 1사 1,3루에 몰렸다. 그러나 류현진은 카를로스 산타나를 상대로 1~3구까지 90마일대 초반의 직구를 던져 볼카운트를 1B2S로 유리하게 만든 뒤 4구째 84마일짜리 바깥쪽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어 얀 고메스는 볼카운트 1B2S에서 4구째 92마일 직구로 몸쪽 스트라이크를 던져 루킹 삼진으로 잡아냈다. 공격적인 피칭과 결정구를 다양하게 구사한 것이 위력을 발휘했다.
5회 안타 2개를 맞았지만, 야수들의 호수비로 무실점으로 넘긴 류현진은 6회 완급조절의 정수를 보여줬다. 선두 고메스를 3루수 실책으로 내보냈지만, 레이번과 치젠홀, 아빌레스를 각각 체인지업, 직구, 체인지업을 결정구로 사용해 투구수 9개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투구수 90개를 넘긴 7회에는 마지막 이닝임을 의식해 전력 피칭을 했다. 1사후 킵니스를 풀카운트에서 93마일 바깥쪽 직구로 헛스윙 삼진으로 솎아냈고, 카브레라를 상대로 던진 초구는 94마일까지 나왔다. 카브레라는 93마일 직구로 우익수플라이로 가볍게 처리했다.
류현진은 최근 2경기 연속 7이닝 동안 101개의 투구수를 기록했다. 한층 노련해진 완급조절과 공격적인 피칭이 돋보였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