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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완급조절-공격적 피칭, 원숙의 경지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4-07-03 08:46


LA 다저스 류현진이 3일(한국시각)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전에서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류현진은 뛰어난 완급조절 능력과 공격적인 피칭으로 7이닝을 2실점으로 틀어막았다. ⓒAFPBBNews = News1

이제는 원숙의 경지에 도달한 느낌이다.

LA 다저스 류현진이 뛰어난 완급조절과 공격적인 피칭을 앞세워 4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올렸다. 류현진은 3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LA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의 홈경기에서 7이닝 동안 7안타를 맞고 2실점으로 막는 호투를 펼쳤다. 다저스는 브라이언 윌슨이 3-2로 앞선 8회 류현진에 이어 등판해 한꺼번에 3점을 헌납하는 바람에 4대5로 역전패를 당했으나, 류현진은 선발로 자기 역할을 다했다. 지난달 28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전에서 7이닝 3실점으로 잘 던지고도 패전을 안았던 류현진은 시즌 10승에 또다시 실패했지만, 선발 왕국 다저스에서 입지를 더욱 확고히 하며 평균자책점을 3.08로 낮췄다.

이날도 류현진은 공격적인 피칭으로 투구수를 최소화했고, 완급조절을 통해 위기를 벗어나며 호투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날 경기는 현지 시간으로 낮 12시10분에 시작됐다. 더구나 류현진은 4일 휴식 후 등판이었다. 컨디션이 베스트는 아니었다.

하지만 류현진은 빠른 템포와 다양한 볼배합으로 클리블랜드 타선을 압도했다. 7이닝 동안 101개의 공을 던졌으니, 이닝당 평균 투구수는 14.43개. 4회에만 23개를 던진 것을 제외하면 효과적으로 투구수를 관리한 셈이다.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이 29타자중 21타자로 72.4%에 이르렀고, 4사구를 단 한 개도 허용하지 않는 발군의 제구력을 과시했다. 공격적인 피칭으로 이른 카운트에서 상대 타자들의 스윙을 유도하며 투구수를 줄였다.

류현진은 초반 컨디션을 의식한 듯 직구 구속을 88~92마일에서 유지했다. 전력으로 던지기 보다는 공격적인 피칭과 볼배합으로 승부했다. 1회초 위기를 벗어난 원동력이다. 류현진은 1사후 아스드루발 카브레라에게 좌중간 2루타를 허용했다. 투스트라이크에서 던진 4구째 74마일 커브가 높게 제구됐다. 이어 마이클 브랜틀리를 땅볼로 유도했지만, 유격수 카를로스 트리언펠이 공을 뒤로 빠트리는 실책을 범해 1사 1,3루에 몰렸다. 그러나 류현진은 카를로스 산타나를 상대로 1~3구까지 90마일대 초반의 직구를 던져 볼카운트를 1B2S로 유리하게 만든 뒤 4구째 84마일짜리 바깥쪽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어 얀 고메스는 볼카운트 1B2S에서 4구째 92마일 직구로 몸쪽 스트라이크를 던져 루킹 삼진으로 잡아냈다. 공격적인 피칭과 결정구를 다양하게 구사한 것이 위력을 발휘했다.

2회를 1안타 무실점으로 넘긴 류현진은 3회에는 변화구를 승부구로 던져 삼자범퇴를 기록했다. 그렇다 하더라도 방심은 금물. 4회 1사후 밋밋한 직구를 구사하다 2점을 내줬다. 고메스에게 우전안타를 맞은 류현진은 라이언 레이번에게 초구 체인지업으로 스트라이크를 잡은 뒤 2구째 90마일짜리 직구를 한복판으로 던지다 좌월 투런홈런을 허용했다. 먼저 2점을 내줬지만, 류현진은 흔들리지 않았다. 이어 로니 치젠홀을 91마일 바깥쪽 직구로 헛스윙 삼진으로 막은 뒤 마이크 아빌레스에게 빗맞은 안타를 맞았지만 트레버 바우어를 가볍게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5회 안타 2개를 맞았지만, 야수들의 호수비로 무실점으로 넘긴 류현진은 6회 완급조절의 정수를 보여줬다. 선두 고메스를 3루수 실책으로 내보냈지만, 레이번과 치젠홀, 아빌레스를 각각 체인지업, 직구, 체인지업을 결정구로 사용해 투구수 9개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투구수 90개를 넘긴 7회에는 마지막 이닝임을 의식해 전력 피칭을 했다. 1사후 킵니스를 풀카운트에서 93마일 바깥쪽 직구로 헛스윙 삼진으로 솎아냈고, 카브레라를 상대로 던진 초구는 94마일까지 나왔다. 카브레라는 93마일 직구로 우익수플라이로 가볍게 처리했다.

류현진은 최근 2경기 연속 7이닝 동안 101개의 투구수를 기록했다. 한층 노련해진 완급조절과 공격적인 피칭이 돋보였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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