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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의 외국인 타자 피에. 화려한 플레이와 개성 넘치는 행동으로 많은 사랑을 받는 선수지만, 한편으로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같은 존재이기도 하다.
구단과 동료들은 피에를 적극 변호했다. 주장 고동진이 나섰다. 고동진은 "내가 그 과정을 전부 지켜보지 않았나. 도미니카공화국 출신 선수들 특성답게, 조금 더 동작이 크고 적극적으로 자신의 수비 자세가 이랬다는 것을 설명한 것 뿐이었다. 동영상 화면 제목이 마치 선수와 코치가 다투는 것처럼 표현해 일이 커진 것 같다"며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다. 고동진은 이어 "만약, 피에가 코치님께 항명하는 것이었다면 내가 안참고 당장 끌고 나갔을 것"이라면서 "우리가 평소 피에의 모습을 가장 잘 알지 않나. 큰 문제가 아니었다. 피에는 항상 팀 승리를 위해 헌신하는 선수다. 아파도 참고 뛰는 외국인 선수는 처음이다. 때문에 우리 선수들은 피에에 대해 안좋은 감정이 전혀 없다. 단지, 이기고자 하는 열정이 너무 커 가끔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피에는 시범경기에서 타석에 들어서 구심의 무릎을 배트로 툭툭 치는 특이한 인사로 화제를 모으기 시작했다. 지난 4월 16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선발 클레이가 흔들리자 중견수 자리에서 마운드까지 와 열심히 호통을 치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모두 한국 정서에는 맞지 않는 행동들. 하지만 다른 문화권에서 온 선수고 의도가 불순하지 않았기에 좋게 이해를 할 수 있었다.
여기까지는 괜찮았다. 넉살 좋은 선수의 적극성과 유쾌함으로 포장이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소속팀 코치에 대드는 듯한 모습은 분명 아니었다. 특히, 한국 문화에서는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무조건 상-하 관계를 따지자는게 아니라, 할 말이 있으면 어느정도 예의를 갖춰 했어야 했다.
문제는 구단이 피에의 잘못된 행동을 무조건 감싸주기만 한다면 앞으로 비슷한 사건이 또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피에가 공-수에서 아무리 큰 역할을 한다고 해도 팀 분위기가 망가질 수 있다. 일단 이번 사건은 잘 마무리됐다. 피에는 자신의 행동에 대해 후회하며 크게 반성했다는 후문이다. 눈물까지 흘렸다고 한다. 피에가 앞으로 보은의 플레이를 보여줄 수 있을까. 기본 실력은 매우 뛰어난 선수다. 코칭스태프와 동료들이 피에의 기가 죽지 않게 잘 챙겨주면 좋은 플레이로 보답할 것이다.
잠실=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