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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 모든 구단이 부러워하는 외국인 투수다.
시즌 초반 두산의 기세를 꺾는 패배가 많았다. 4월27일 창원 NC전에서 6이닝 3안타 5실점 패배. 5월4일 6이닝 11안타 7실점으로 졌다. 팀 연승을 이어가기 위해 꺼낸 야심찬 니퍼트 카드가 모두 실패했다.
겉으로 보기엔 미스테리하다. 구위는 완전히 회복됐다. 150㎞ 안팎의 패스트볼 구속을 나타낸다.
패스트볼의 묵직함이 변화구의 위력을 배가시켰다. 그리고 제구력도 정교한 축에 속했다. 그런데 지난해 패스트볼이 흔들리면서, 전체적으로 경기력 자체가 미세하게 떨어졌다.
때문에 올 시즌 스프링캠프에서는 구위을 회복하는 데 중점을 뒀다. 그리고 실질적으로 성공했다. 두산 송일수 감독이 니퍼트이 부진에도 "구위는 문제없다"고 말한 이유다.
그런데 올 시즌 초반에는 제구력이 문제다. 150㎞의 패스트볼은 뿌리지만, 전체적으로 공이 높다. 스트라이크와 볼의 차이가 확연한 점도 적신호다.
대표적인 경기가 4월27일 NC전이다. 피안타는 3개밖에 허용하지 않았지만, 볼넷이 6개나 됐다. 결국 5실점(3자책점).
제구력의 불안 때문에 피안타율이 2할9푼6리나 된다.
구위는 회복됐는데, 제구력 불안 때문에 경기력의 기복이 심하다는 게 문제. 그 이유는 뭘까.
결국 지난해 문제점과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고질적인 등부상으로 인해 지난해까지 니퍼트의 구위는 떨어져 있었다. 패스트볼 구속 자체가 145㎞안팎으로 형성된다는 게 가장 큰 이유. 니퍼트나 두산의 코칭스태프 모두 그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었다. 겨우내 구위를 끌어올리는데 성공한 니퍼트지만, 출력을 높히면서 결국 정교했던 제구력 자체가 흔들리는 모습이다. 즉, 고질적인 등부상과 거기에 따른 구위의 하락, 그리고 다시 속도를 높히는 과정에서 생긴 부작용이다.
문제는 이런 약점들이 일시적이냐, 공고해질 것인가의 문제다. 두산 송일수 감독은 9일 잠실 삼성전을 앞두고 "심리적인 부분에 문제가 있다"며 "결국은 심리적인 부분도 기술적인 부분에 포함된다"고 했다.
두산은 상위권과 하위권의 기로에 서 있다. 8일까지 16승15패, 5위다. 니퍼트의 초반 부진은 두산 상위권 도약의 악재였다. 시즌 중반으로 향하는 두산 성적의 가장 큰 핵심. 니퍼트이 부활 여부다. 잠실=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