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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로이칼럼]이치로의 스승 롯데 모토니시 코치의 야구철학

민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4-03-25 06:45


롯데 자이언츠의 시범경기 때 3루 베이스코치 자리에 익숙하지 않은 얼굴이 있었다. 올 시즌 작전코치를 맡은 모토니시 아쓰히로 코치(52)였다. 모토니시 코치는 선수 시절에 일본야구 최고의 외야 수비수로 통했던 인물이다.

1990년대는 퍼시픽리그 5연패를 달성한 세이부 라이온즈의 황금시대였다. 세이부의 독주를 저지하며 1995년과 1996년에 우승한 팀이 오릭스 블루웨이브였다. 당시 오릭스는 완벽한 수비력을 갖춘 일본 프로야구 사상 최고의 외야진을 보유하고 있었다. 스즈키 이치로(현 뉴욕 양키스)가 우익수, 2002년부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활약한 다구치 소가 좌익수로 뛰었다. 두 명의 발이 빠르고 강한 어깨를 지닌 20대 선수가 외야수를 지켰다. 둘 사이에 중견수를 맡았던 선수가 30대 초반의 모토니시 코치였다.

모토니시 코치는 수비범위가 넓고, 타구 판단 능력이 뛰어났다. 타자가 공을 때리자마자 소리, 배트의 각도로 타구 방향을 예측해 공을 보지 않고 낙하지점으로 달려갔다. 이런 면에서 모토니시 코치는 이치로와 다구치의 외야 수비 스승이기도 하다.

모토니시 코치에게는 외야수로서 철학이 많다. 이 가운데 하나가 '외야수는 다이빙 캐치를 하면 안 된다'이다. 그는 "외야수는 다이빙 캐치 훈련을 하지 않습니다. 훈련을 안 하고 부상 위험도 있는데, 왜 경기 중에 하는 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나는 현역시절에 다이빙 캐치를 한 번도 하지 않았습니다"고 했다.

모토니시 코치는 현재 롯데에서 외야수 수비 지도를 하지 않는다. 이유는 단순하다. 모토니시 코치의 보직은 작전코치다. 수비코치가 따로 있다. 다른 보직에 대해서는 말을 하지 않는 게 예의라는 생각하기 때문이다.

모토니시 코치는 현역시절에 외야수로서 뛰어난 활약을 했지만, 동시에 상대 팀이 싫어하는 플레이를 하는 선수였다. 이런 부분을 작전코치로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모토니시 코치는 시즌을 앞두고 "시범경기에서 (강)민호가 기습 번트한 장면이 있었어요. 성공 여부도 중요하지만 상대 팀에게 롯데가 이런 작전을 시도할 수도 있다는 인상을 줄 수 있습니다. 한국은 일본에 비해 경기 초반에 보내기 번트를 안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 점도 생각해봐야겠네요. 아무튼 주자가 나가야 작전을 낼 수 있으니까 주자가 많이 나가길 바라고 있습니다"고 했다.

선수 시절의 제자들은 미국으로 떠났고, 모토니시 코치는 본인은 50대가 되어 처음으로 한국에서 해외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한국은 식당에서 혼자서 밥을 먹는 사람이 적고, 항상 통역과 함께 식사를 하고 있어요. 혼자 먹고 싶을 때는 어쩔 수 없이 김밥을 사서 방에서 먹기도 해요"라고 했다. 모토니시 코치는 이번 주말에 다른 야구, 다른 문화에서 긴 시즌을 시작한다.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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