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서야 시선 좀 받게 됐다. 일본인 투수 다나카 마사히로(26)가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에 전격 입단하게 되면서 윤석민(27)의 메이저리그 입단 협상도 속도를 내게될 듯 하다.
이제 '다나카 광풍'은 모두 그쳤다.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천문학적인 돈의 판타지게임에서 다시 현실세계로 돌아왔다. 현실적인 시장에도 여전히 쓸만한 FA투수들은 남아있다. 전력 보강이 필요한 팀이라면 재빨리 이런 선수들을 데려가야 한다. 그 가운데에 바로 윤석민이 있다. 윤석민에 대한 영입작업이 속도를 낼 수 밖에 없다.
현지 FA시장에서 윤석민은 '다나카 대안그룹'으로 분류된다. 이는 곧 "다나카를 못 잡았을 경우에 그나마 선택할 수 있는 카드"라는 뜻이다. 한국 팬의 입장에서는 꽤 자존심이 상하는 말이지만, 현실적인 평가가 그렇다. 게다가 그 대안그룹 중에서도 A그룹이 아니라 B그룹이다.
하지만 'B그룹'이라고 해서 실망할 일은 아니다. 아로요나 마홈 등은 결코 지명도가 낮은 투수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 10승 투수들이다. 메이저리그에 처음 도전하는 선수치고는 윤석민에 대한 평가가 괜찮다고 볼 수 있다. 운이 없게 다나카와 비교되는 바람에 평가절하된 것 뿐이다.
이런 현실적인 평가를 감안하면 윤석민의 '소속팀 찾기'는 꽤 급격히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다나카 영입 전쟁에 뛰어들었던 구단 중에서 '최종 승자' 뉴욕 양키스와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를 붙잡은 LA다저스를 뺀 다른 구단들은 아무런 소득을 거두지 못했다. LA에인절스나 시카고 컵스, 시카고 화이트삭스, 보스턴, 시애틀 등이 다나카에 관심을 드러냈지만 성과를 내지 못한 팀이다. 바꿔 말하면 이런 구단들은 선발 투수를 원하고 있다. 윤석민의 협상파트너가 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일찌감치 윤석민에게 관심을 보연 미네소타 역시 포함된다.
윤석민이 비록 '다나카 대안 B그룹'으로 분류되지만, 장점이 뚜렷하다. 우선 B그룹 가운데 가장 젊다. '내구성'을 중시하는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선수의 가치 평가 척도에서 나이를 매우 중요하게 고려한다. 윤석민은 같은 B그룹의 아로요보다 10살이나 어리다. 마홈보다도 5살이 적다. 그만큼 '내구성'이 길다는 것을 장점으로 내세울 수 있다.
더불어 역설적으로 윤석민이 선발과 중간계투를 모두 경험했다는 것이 장점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윤석민은 고정된 선발을 원하고 있지만, 메이저리그 구단은 이를 부담스러워할 수도 있다. 구단 사정에 맞춰 초반에는 불펜에서 기용하다가 어느 정도 시험을 거친 후에 로테이션에 합류시킬 가능성이 크다. 이런 상황이라면 그간 선발과 불펜, 심지어 마무리까지 했던 윤석민의 경력이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어쨌든 분명한 것은 윤석민의 메이저리그행도 한층 속도를 내게될 것이라는 점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