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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시간, 적어도 보름(15일) 안에는 모든 것이 판가름날 듯 하다.
윤석민의 메이저리그 도전, 어디까지 왔나
현재 국내에 머물고 있는 윤석민은 조만간 미국으로 건너가 에이전트인 보라스 코퍼레이션과 함께 본격적으로 메이저리그 구단과 접촉할 계획이다. 윤석민은 "조만간 조용히 미국으로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신에게 너무 과도한 관심이 집중되는 걸 부담스러워하는 눈치다. 아직 아무것도 확정된 바가 없기 때문이다. 그 역시 에이전트로부터 구체적인 내용을 듣지 못해 "현재로서는 딱히 (메이저리그 입단과 관련해) 할 말이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지금까지는 이렇다 할 진전이 없었다. 하지만 여기에 변수가 생겼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14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윤석민에 대한 신분조회를 요청해왔기 때문. 이는 메이저리그 구단이 윤석민의 입단을 상당히 구체적이고,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신분조회'는 영입의 첫 단계다.
이후 3개월 만에 두 번째 신분조회 요청이 들어왔다. 윤석민이 FA가 된 것이 확실한지, 그렇다면 메이저리그 구단이 영입해도 문제가 없는 지를 알아보려는 것이 목적. KBO가 "윤석민은 FA 자격 선수로 어떤 구단과도 입단 협상을 벌일 수 있다"는 답변을 전한만큼 메이저리그 구단도 이제 영입 협상 테이블을 구체적으로 마련할 듯 하다. 본격적인 출발인 셈이다.
운명의 시간, 왜 15일인가
그렇다고 해서 당장 며칠 안에 윤석민의 메이저리그 진출이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이제 본격적인 출발을 했을 뿐이다. 윤석민의 영입을 원하는 구단과 에이전트가 실질적으로 협상 테이블을 열어 입단 조건을 조율하는 데에는 시간이 꽤 소요된다.
냉정히 말해 메이저리그 구단의 입장에서는 윤석민보다 다나카가 '영입 1순위'다. 다나카의 영입 문제를 일단락 지은 뒤에 윤석민의 영입을 타진할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다나카의 포스팅 협상 데드라인은 25일 오전 7시(한국시각)다. 딱 열흘 남았다. 분명 이 기간 안에 다나카를 잡는 구단이 나타날 것이다. 일본 언론은 17일에서 20일 사이에는 다나카의 행선지가 결정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어쨌든 다나카의 행선지가 최종 결정된 후에 윤석민의 입단 협상이 본격적으로 진행된다고 전망할 수 있다. 그렇게 보면 윤석민의 행선지는 20일 이후부터 30일 사이에 확정될 가능성이 있다. 현 시점에서 따지면 일주일에서 보름 사이에 모든 것이 결정된다는 뜻이다.
두 번째 이유는 KBO의 선수 등록 마감 시한 때문이다. 만에 하나 조건이 맞지 않아서 윤석민의 메이저리그 진출 시도가 무산된다면 윤석민은 다시 국내로 컴백해야 한다. 그럴 경우 국내 구단과 입단 계약을 마무리하고 선수 등록을 완료해야 하는데, 그 데드라인이 바로 31일이다.
KBO 규정상 31일까지 선수 등록을 마치지 못하면 올 시즌 국내 무대에서는 뛸 수가 없다. 따라서 만약 31일까지 메이저리그 구단과의 협상이 마무리되지 못한다면 윤석민은 국내 컴백을 포기해야 한다. 대신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가 시작되기 전까지 입단 협상에 올인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이런 경우, 협상 테이블에서 윤석민의 입지가 좁아질 수도 있다는 위험성이 있다. 결국은 늦어도 30일까지는 메이저리그 행선지가 결정돼야 한다는 결론이다. 그게 모든 면에서 윤석민에게 유리하다. 더 큰 무대를 향한 윤석민의 힘찬 도전이 과연 어떤 결실로 나타날 지 기대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