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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로이칼럼]日 외국인선수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13-12-24 09:06


"한국은 외국인 선수가 다음해에 다른 팀에 이적할 케이스가 있잖아요. 일본에서는 드문 모습이네요."

7∼8년전 일본의 구단관계자와 이야기를 나눴었을 때 이런 말이 나왔다. 사실 그 당시 한국에서는 다니엘 리오스(KIA→두산), 래리 서튼(현대→KIA), 팀 하리칼라(삼성→LG), 루 클리어(LG→한화)등 국내에서 팀을 옮기는 외국인 선수들이 더러 있었다. 한국에서는 그 전부터 전통적으로 외국인 선수들의 국내 이적이 익숙한 분위기였다.

근데 요즘에는 일본에서도 그런 경향이 보이고 있다. 올해 퍼시픽리그에서 출루율 1위를 기록한 에스테반 헤르만(전 세이부)은 내년 시즌 오릭스에서 뛴다. 또 오릭스에서 중심타선을 맡고 있었던 아롬 발디리스는 요코하마 DeNA로 간다. 그리고 한신에서 선발투수로서 활약한 제이슨 스탄릿지는 소프트뱅크에 가게 됐다. 스탄릿지는 2007년부터 2년동안 소프트뱅크에 소속한 적이 있으니 친정으로 돌아간 셈이다.

그 선수들에는 공통점이 있다. 그걸 보면 요즘 일본에서 활동하는 외국인 선수의 트렌드를 알 수 있다. 그들은 일본에 왔을 때 낮은 연봉으로 계약했다. 메이저리그에서 남긴 뛰어난 성적보다 팀의 보강 포인트나 일본 야구에 적응할 가능성이 있는 선수를 낮은 금액으로 찾은 결과다. 하지만 그런 선수들도 활약을 거듭하면서 더 많은 보수를 원하게 됐다. 한 일본 기자는 구단도 그들과 재계약을 우선으로 생각하지만 그것이 쉽지 않은 국내 정세가 있다고 설명했다. "급속한 엔화의 변화로 구단들은 외국인 선수들의 인건비를 줄여야 되는 상황이 되고 있습니다."

엔화는 올초 1달러에 80엔대였는데 현재는 약 104엔 정도가 되고 있다. 만약에 외국인 선수의 연봉이 동결됐다고 해도 달러로 연봉을 지불할 경우 구단 입장에서 보면 약 20%정도 많이 줘야 된다. 협상 과정에서 힘들 수 밖에 없는 구단들은 그들과 재계약에 실패하게 되고 같은 상황에서 다른 구단을 떠난 선수를 잡는 일이 이어지고 있다.

그 중에서 이번 겨울에 외국인 선수 획득에 아낌없이 투자를 하고 있는 구단이 있다. 올해 5년만에 클라이막스 시리즈 진출을 놓친 소프트뱅크다. 구단주가 전면적인 자금 지원을 표명한 소프트뱅크는 23일 현재 이미 언급한 스탄릿지와, 브라이언 울프(전 니혼햄) 등 선발투수와 계약했고 마무리투수인 데니스 사파테 (전 히로시마-세이부)도 잡았다.이대호(전 오릭스)와의 계약도 곧 이뤄진다는 소식도 있을 정도로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번 오프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경험이 있는 선수들과 계약을 맺은 한국구단들. 한편 일본에서는 또 다른 외국인 선수의 트렌드가 이어지고 있다.

<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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