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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중일-선동열-염경엽 감독의 골프 삼국지 결과는?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13-12-02 16:39 | 최종수정 2013-12-02 17:01


야구장에서 감독들의 웃음을 보기란 쉽지 않다. 이겨도 불만이 가득한 얼굴을 더 자주 볼 수 있다. 하지만 야구인골프대회는 다르다. 실수를 해도 웃음이 나왔고, 격려와 칭찬이 쏟아졌다. 야구인들이 모두 모여 친목을 다지는 야구인골프대회에서 삼성 류중일 감독과 KIA 선동열 감독, 넥센 염경엽 감독이 한조를 이뤄 골프대결을 벌였다.

감독마다 분위기는 다를 수밖에 없었다. 류 감독은 1승3패의 위기에서 3연승으로 역전 우승을 일궈내며 정규시즌-한국시리즈 통합 3연패를 달성, 3년 연속 골프대회 후원사 감독으로 대회에 나섰다. 지난해 감독으로서는 처음 참가했던 염 감독은 지휘봉을 잡은 첫 해에 넥센을 창단 6년 만에 4강에 올려놓으면서 준비된 감독임을 입증했다. 선 감독은 예상치못한 선수들의 줄 부상 속에 8위에 그쳤지만 야구인들의 잔치에 기꺼이 참가했다.

직접 클럽을 들고 벌이는 세 감독의 대결은 야구인들의 흥미를 끌었다. 셋 모두 골프로도 유명한 인물들이기 때문. 류 감독과 선 감독은 야구인 사이에서 고수로 통하는 준프로. 염 감독 또한 80타 안팎을 치는 승부사다. 셋의 자존심 대결로 관심이 높았는데, 셋 다 수준급 실력을 발휘했다. 누가 우세했다고 말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그런데 조금씩 스타일은 달랐다. 공격적인 야구를 강조하는 감독들이라서 그런지 골프도 공격적인 모습을 보인 게 공통점.

류 감독은 힘으로 비거리를 늘리면서 쇼트게임에서도 강한 면모를 보였다. 타자출신답게 힘으로 치는 강한 타격이 인상적. 중요한 순간 집중력이 뛰어났고, 탁월한 퍼칭 실력을 과시하며 버디 2개를 잡았다. 이날도 승부사다운 모습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웃으면서도 그의 샷은 과감했고, 힘이 있었다.

선 감독에게선 치밀함을 볼 수 있었다. 샷 마다 여러 사항을 감안해 계산적으로 쳤다. 어떤 때는 여성스러운 세밀함까지 보였다. 예전부터 장타자로 소문났던 선 감독은 이날도 역시 먼 거리의 타구를 자주 선보였다. 힘을 많이 들이지 않으면서도 공은 항상 맨 앞에 있었다.

선 감독과 류 감독과 함께 라운딩을 한 염 감독은 두 감독 못지 않은 실력을 선보였는데, 보기만큼 성적은 나지 않았다. 특히 라운딩 초반 거의 대부분 홀에서 투온을 했는데도 보기로 마쳤다. 야구를 할 때처럼 매우 침착하면서 세밀하게 골프를 했다. 다른 감독들보다 치기전 연습 스윙을 좀 더 많이 하면서 확실히 준비를 하고 샷을 했다. 선 감독과 류 감독은 공이 가끔 러프에 떨어지기도 했는데 염 감독은 대부분의 타구를 페어웨이에 안착시키는 안정감있는 모습. 하지만 그린에서 성적이 좋지 않았다. 세차례 모두 파 퍼팅에 실패했다. 초반 7개홀 모두 보기.

이를 두고 선 감독은 "우리를 너무 봐주는 것 아니냐"면서 "이래놓고 내년엔 또 얼마나 우리를 괴롭히려고 하냐"는 농담으로 웃음을 자아내기도. 라운딩 결과는 류 감독이 75타로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고, 선 감독이 80타, 염경엽 감독이 83타를 기록했다. 또 NC 코치들과 라운딩을 한 김경문 감독은 90타, LG 김기태 감독도 93타로 대회를 마쳤다.
안성=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2일 경기도 안성 베네스트 골프클럽에서 제32회 야구인 골프대회가 열렸다. 염경엽 감독, 선동열 감독, 류중일 감독, 김경문 감독, 김기태 감독(왼쪽부터)가 기념 포즈를 취하고 있다.
안성=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3.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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