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장에서 감독들의 웃음을 보기란 쉽지 않다. 이겨도 불만이 가득한 얼굴을 더 자주 볼 수 있다. 하지만 야구인골프대회는 다르다. 실수를 해도 웃음이 나왔고, 격려와 칭찬이 쏟아졌다. 야구인들이 모두 모여 친목을 다지는 야구인골프대회에서 삼성 류중일 감독과 KIA 선동열 감독, 넥센 염경엽 감독이 한조를 이뤄 골프대결을 벌였다.
류 감독은 힘으로 비거리를 늘리면서 쇼트게임에서도 강한 면모를 보였다. 타자출신답게 힘으로 치는 강한 타격이 인상적. 중요한 순간 집중력이 뛰어났고, 탁월한 퍼칭 실력을 과시하며 버디 2개를 잡았다. 이날도 승부사다운 모습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웃으면서도 그의 샷은 과감했고, 힘이 있었다.
선 감독에게선 치밀함을 볼 수 있었다. 샷 마다 여러 사항을 감안해 계산적으로 쳤다. 어떤 때는 여성스러운 세밀함까지 보였다. 예전부터 장타자로 소문났던 선 감독은 이날도 역시 먼 거리의 타구를 자주 선보였다. 힘을 많이 들이지 않으면서도 공은 항상 맨 앞에 있었다.
이를 두고 선 감독은 "우리를 너무 봐주는 것 아니냐"면서 "이래놓고 내년엔 또 얼마나 우리를 괴롭히려고 하냐"는 농담으로 웃음을 자아내기도. 라운딩 결과는 류 감독이 75타로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고, 선 감독이 80타, 염경엽 감독이 83타를 기록했다. 또 NC 코치들과 라운딩을 한 김경문 감독은 90타, LG 김기태 감독도 93타로 대회를 마쳤다.
안성=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