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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가을야구의 주역, 손주인의 반전 스토리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3-09-26 10:43 | 최종수정 2013-09-27 06:10



LG 김기태 감독은 올시즌 내내 "우리 팀에는 주전이 없다"며 치열한 경쟁을 강조했다. 그런 김 감독이 딱 한 명의 선수를 지목해서는 "이 선수가 우리 팀의 주전"이라고 못을 박는다. 그 영광을 차지한 선수는 팀의 주장 이병규(9번)도 아니고, 간판스타 박용택도 아니다. LG의 유일한 주전 야수는 2루수 손주인이다.

"삼성에 있었다면? 난 여전히 백업"

손주인은 지난해 12월 LG와 삼성의 3대3 트레이드 때 둥지를 옮기게 됐다. 2002년 삼성에 입단했다. 준수한 수비실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삼성의 투터운 선수층 때문에 10년 동안 백업 멤버로만 뛰어야 했다.

그런 손주인에게 LG행은 새로운 기회가 됐다. 손주인은 "만약 내가 삼성에 남았더라면 또 백업으로 남았을 것이다. 하지만 새 팀에 오면서 동기부여가 됐다"고 말하며 "스프링캠프 때부터 코칭스태프에게 어필하기 위해 마음을 독하게 먹고 정말 열심히 훈련했다"고 밝혔다.

그렇게 차지한 주전자리. 손주인에게는 아직 끝이 아니다. 그는 "내년엔 박경수도 돌아오고 신인들도 들어온다. 또 경쟁의 시작이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더 열심히 해야한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너 방망이 잘친다" 한 마디에…

손주인은 수비형 선수로 널리 알려져있다. 하지만 올시즌 매서운 스윙으로 타격에서도 팀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주로 2번-7번-9번 자리를 오가며 26일 현재 타율 2할6푼9리 3홈런 41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개인통산 한 시즌 최다안타 기록이 2009년 44안타였는데, 올해는 벌써 89개의 안타를 때려냈다.

특히 후반기 감이 좋았다. 손주인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방망이를 잘 친다는 생각을 해본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반전의 기회는 우연치 않게 찾아왔다. 손주인은 "스프링캠프에서 김무관 타격코치님과 (박)용택이 형이 '너 이렇게 잘치는데 지금까지 뭐했던거냐'라고 말씀해주셔서 자신감이 생겼다. 그 덕분에 올시즌 조금은 괜찮은 성적을 올릴 수 있었다"고 했다.


손주인의 올시즌 타격 테마는 밀어치기다. 안타 대부분이 우익수쪽을 향한다. 손주인은 이에 대해 "타격코치님께서 '네 스윙 궤적은 밀어쳐야 좋은 타구가 나올 수 있다'고 항상 말씀해주셔서 가슴에 새기고 타석에 들어선다. 또, 경기 상황에 맞게 팀 플레이를 하기 위한 스윙을 하다보니 밀어치는 타구가 많이 나오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모래알 LG? 전혀 사실무근"

손주인을 가장 놀라게 했던 것은 LG의 팀 분위기였다. 손주인은 "밖에서 볼 때 LG는 개인주의 분위기가 팽배해있다고 알고 있었다. 하지만 막상 내가 LG 유니폼을 입고나서는 깜짝 놀랐다"고 밝혔다. 항간의 소문들은 전혀 사실무근이었다는 것이다. 손주인은 "그 어느 팀보다 선수들이 팀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이 컸다. 내 개인이 야구를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 팀 분위기 속에서 LG가 가을야구에 진출하는데 도움이 돼야겠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고 말했다.

손주인은 '올해 LG의 돌풍에는 손주인 효과가 컸다'는 야구인들의 평가가 있다고 하자 손을 내저으며 "정의윤, 김용의, 문선재 등 젊은 선수들이 주전급으로 발돋움해 잘해줬기 때문에 팀이 강해질 수 있었다"면서 모든 공을 후배들에게 돌렸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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