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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 멘토 '전설' 쿠팩스, 류현진 가르친다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3-01-23 10:49 | 최종수정 2013-01-23 10:59



류현진에게 좋은 기회가 왔다. 메이저리그의 전설로 불리는 샌디 쿠팩스(78)의 지도를 받게 됐다.

LA다저스는 23일(이하 한국시각) "쿠팩스가 스프링캠프 기간 동안 투수들을 지도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쿠팩스는 공동 구단주 중 한 명인 마크 월터의 요청을 받아 특별 고문 역할을 맡게 됐다. 다음달 13일부터 애리조나 글렌데일 카멜백린치에서 투수들을 지도한다.

쿠팩스는 "다저스로 돌아오게 돼 너무 기쁘다. 팀과 함께 캠프에서 시간을 보내면서 다저스의 팬들을 위한 팀의 성공에 어떤 식으로든 공헌하길 기대하고 있다"는 소감을 밝혔다.

쿠팩스는 다저스 역사상 최고의 투수다. 1955년부터 1966년까지 12년간 다저스맨으로서 통산 397경기 165승87패 평균자책점 2.76 탈삼진 2396개를 기록했다.

부상으로 일찌감치 선수생활을 마감했지만, 그가 남긴 기록은 가히 '전설'과도 같다. 쿠팩스는 12년간 사이영상을 3회 수상했고, 팀을 네 차례나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다. 월드시리즈 통산 평균자책점이 0.95로 큰 경기에 유독 강한 모습을 보였다. 또한 노히트 게임이 4회 있었고, 세 시즌이나 300탈삼진 이상을 기록했다.

비록 선수생활은 짧았지만, 명예의 전당 후보에 처음 오른 1972년 86.87%의 높은 득표율로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스탠 카스텐 다저스 사장은 "쿠팩스가 우리 팀에 합류하게 돼 흥분된다. 우리가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하기 위해 노력하는 가운데 쿠팩스가 가진 경험과 시각은 귀중한 가치다"라고 기대감을 보였다.

사실 쿠팩스는 다저스와 거리를 두고 지내왔다. 이따금 캠프를 방문하기도 했지만, 모두 비공식적으로 조용히 진행됐다. 쿠팩스는 은퇴 후 1978년부터 1989년까지 다저스의 스프링캠프 고문으로 재직한 바 있다. 하지만 이후 구단주가 바뀌면서 다저스와 거리를 두기 시작했고, 전임 프랭크 매코트 구단주 시절에도 드문드문 방문하는데 그쳤다.


다저스는 쿠팩스 영입으로 홍보와 전력 강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단 생각이다. 다저스는 시즌 중에도 쿠팩스가 자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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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인 MLB.com에서는 "무려 8명의 선발투수를 보유한 다저스가 팀 역사상 최고의 프랜차이즈 스타인 위대한 투수까지 품에 안았다"고 전하기도 했다.

네트 콜레티 단장은 "우리 젊은 선수들은 물론 베테랑들에게도 쿠팩스의 경험과 조언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우리를 더욱 강하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클레이튼 커쇼-잭 그레인키의 원투펀치 외에도 많은 투수들이 '수혜자'가 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쿠팩스와 같은 왼손투수인 류현진에겐 호재다. 쿠팩스는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을 찌르는 강력한 직구와 함께 낙차 큰 '폭포수 커브'를 주로 던졌다. 이미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할 수준의 서클체인지업이라는 무기가 있는 류현진이 또 하나의 레퍼토리를 추가할 수 있는 기회다.

사실 류현진은 국내에서 슬라이더와 커브도 함께 구사해왔다. 하지만 정상급이라고 볼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고교 시절 던지던 주무기로 커브를 삼았지만, 프로 입단 후 익힌 서클체인지업이 주무기가 된 상황. 다시 커브를 업그레이드시킨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다.

쿠팩스는 과거 박찬호와도 인연을 맺었다. 1994년 박찬호가 처음 다저스에 입단했을 때부터 단순한 조언 수준을 넘어 투구폼 교정에 나서는 등 '멘토' 역할을 자처했다. 박찬호가 다저스를 떠난 뒤에도 텍사스나 뉴욕 메츠 캠프를 찾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류현진이 대선배 박찬호의 전철을 밟을 수 있을까. 캠프 시작부터 든든한 조력자가 생겼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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