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의 니퍼트. 최근 각 구단이 외국인 선수를 뽑을 때 미국 선수들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m
이젠 미국이 대세다. 외국인 선수들 얘기다.
겨우내 9개 팀이 전력에 큰 역할을 차지하는 외국인 선수를 뽑느라 동분서주했다. 19명 중 9명이 지난해에 이어 다시 한국땅을 밟게 됐고, 10명은 새롭게 왔다. 그중 두산 히메네스는 지난 2010년에 이어 다시 돌아왔으니 처음 한국 야구를 접하게 된 외국인 선수는 9명이다. 국가별로 보면 미국이 12명(63.2%)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이 도미니카공화국으로 5명, 캐나다와 네덜란드가 각 1명씩이다.
교체 선수가 아닌 각 팀에서 처음 뽑았던 선수를 기준으로 볼 때 한국에 오는 외국인 선수는 미국과 도미니카공화국이 대부분이었다. 주로 미국이 많았지만 도미니카공화국 선수들이 더 많은 해도 있었다. 외국인선수 제도가 1998년부터 시작된 이후 주로 미국 선수들이 60% 이상을 차지하면서 한국의 외국인 선수 시장을 이끌었다. 외국인 선수 보유수가 3명으로 늘어났던 2001년에 도미니카공화국이 13명으로 미국(11명)을 제쳤으나 이후 또 미국선수들이 많았다. 그러다가 2010년엔 미국선수가 16명 중 5명에 불과한 때도 있었다.
그런데 최근 추세는 확실한 미국이다. 지난해엔 16명 중 12명이 미국이었고, 도미니카공화국이 3명, 푸에르토리코가 1명으로 미국이 압도적이었다. 올해는 60%대로 떨어졌다고 하지만 중남미의 비율이 26.3%(5명)에 불과하고, 새롭게 뽑은 9명 중에서 8명이 미국인 것을 볼 때 구단의 미국인 선호 현상은 뚜렷해 보인다.
예전엔 실력이 좋은 선수만을 쫓아서 했다면 최근엔 선수들의 실력과 함께 적응 가능성의 여부도 함께 파악한다. 선수가 동료들과 잘 어울리는지, 외국 문화에 대한 개방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를 따져본다. 그러나 이를 잘 파악하기란 쉽지 않다. 그동안의 경험으로 낸 결과가 미국이다.
모 구단 관계자는 "요즘은 우리 구단은 물론이고 다른 구단들도 비슷한 실력을 가지고 있다면 중남미보다는 미국쪽 선수들을 뽑으려고 하는 경향이 많다"고 했다. 자세가 다르다는 것이다. "중남미쪽 선수들 중에 실력과 함께 성격 등도 좋은 선수들도 있지만 비율을 따져보면 미국 쪽이 더 많다"며 "미국 선수들은 단지 돈을 벌려고만 여기에 오는 것이 아니다. 야구에 대한 자신의 철학과 마음가짐이 다르다"고 했다.
각 구단이 선택한 19명의 선수들이 팀의 기대를 충족시켜줄까. 외국인 선수제도를 도입한지 16년째인 올시즌엔 외국인 선수들이 어떻게 팀을 웃고 울릴지 궁금해진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