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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투수와 파이어볼러의 상관관계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13-01-22 19:38 | 최종수정 2013-01-23 05:35


KIA의 마무리로 낙점된 김진우.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두산 홍상삼의 경기장면.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지난해 삼성 한국시리즈 우승의 일등공신은 오승환이다. SK는 반란을 꿈꿨지만, 끝내 오승환의 벽을 넘지 못해 무릎을 꿇었다.

오승환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155㎞ 안팎의 패스트볼이다. 그의 속구에 SK는 절호의 찬스를 모두 무산시키고 우승반지를 내줘야만 했다.

올해 마무리 투수는 각 구단의 골칫거리다. 특히 상위권 전력으로 평가받는 두산, KIA가 그렇다.

그런데 두산은 홍상삼, KIA는 김진우를 마무리 투수로 쓸 생각이다. 현 시점에서는 그렇다. 물론 많은 변수들이 도사리고 있다. 하지만 두 선수가 정상적인 컨디션을 보여준다면 마무리로 낙점받을 가능성이 높다.

홍상삼과 김진우의 공통점은 빠른 공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홍상삼은 150㎞대, 김진우는 140㎞ 후반대의 패스트볼을 뿌린다. 공의 속도와는 별개로 두 선수의 구위는 매우 좋다. 공 자체가 매우 묵직하다. 구위 자체가 좋기 때문에 홍상삼의 주무기인 140㎞ 중반대의 스플리터와 김진우의 필살기인 낙차 큰 커브가 위력을 발휘한다.

두산 김진욱 감독과 KIA 선동열 감독이 두 선수를 마무리로 낙점한 이유는 많다. 그 중 가장 필수적인 요소는 공의 빠르기와 제구력이다.

빠른 공을 가진 선수는 마무리로서 이점이 많다. 마무리는 많으면 2이닝, 적으면 1이닝만을 소화하면 된다. 150㎞의 패스트볼이 정확하게 코너워크가 돼 들어오면 타자들은 공략하기가 매우 힘들다.

지난해 준플레이오프에서 SK 타자들은 "사실 홍상삼의 공의 위력만 놓고 보면 공략하기가 불가능하다"고 말했을 정도다. 홍상삼이 당시 무너지긴 했지만, 공의 위력만큼은 난공불락이었다는 의미.


삼성 오승환의 대표적인 예다. 2010년 송은범도 있다. 그는 선발에서 갑작스레 마무리로 전환했다. 당시 송은범은 공의 위력은 대단했다. 쉽게 150㎞를 뿌렸다. 하지만 단순한 구종이 문제였다. 선발로서 잘 던지는 날도 있었지만, 무너지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시즌 후반기 그는 마무리로 보직을 전환했다. 당시 선발로 18경기에 나선 그의 성적은 6승5패, 평균 자책점 3.22. 그런데 구원으로 나선 26경기에서 2승4홀드8세이브, 평균 자책점 0을 기록했다. 선발로서 템포조절과 단순한 구종으로 어려움을 겪던 그는 마무리로서 풀피칭을 하자 공략하기 쉽지 않았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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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보다 마무리가 쉽다는 의미는 아니다. 마무리로서 갖춰야 할 요소들이 많다.

일단 마인드다.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마운드에서 서야 한다. 블론세이브를 할 경우 어쩔 수 없이 생기는 어마어마한 충격도 견딜 수 있는 배짱이 있어야 한다. 송은범은 그런 마인드를 갖추고 있었다.

홍상삼과 김진우도 그렇다. 김진우의 배짱은 이미 입증됐다. 두산 김진욱 감독은 "홍상삼이 지난해 플레이오프에서 블론세이브를 하고도 웃는 것을 보고 마무리 카드로 써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했다.

견제동작도 좋아야 하고 퀵 모션에서 던지는 피칭에서도 공의 위력이 감소되지 않아야 한다. 경험도 당연히 필요하다. 그 밖에 세부적인 요소들도 많다.

하지만 일단 강력한 패스트볼을 뿌리는 것은 마무리로 성공할 수 있는 가장 큰 요소다. 두산과 KIA는 일단 마무리감을 선택했다. 전지훈련에서 어떤 담금질로 재탄생할 지 지켜봐야 한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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