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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웃지요."
현재 KT의 트레이드 마크인 '올레'가 탄생하기 전 '쇼를 하라'는 광고 카피로 커다란 인기를 끌었다.
그랬던 KT가 10구단 유치전에서는 '쇼'를 거부했다. KT가 "우리는 쇼를 하지 않는다"며 '쇼'를 거부하게 된 사연은 지난 9일 발생했다.
10일 열리는 운명의 평가위원회를 앞두고 수원-KT와 전북-부영이 막바지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는 중이었다.
전북 측은 부영그룹이 100억원을 전액 기부하기로 했다며 KBO에 제출한 신청서의 핵심 내용 가운데 하나로 이같은 내용이 포함됐다고 미리 공개했다.
아마야구 발전을 위해 얼마나 공을 들이는지를 대외적으로 알림으로써 우호적인 여론을 조성하고 KT와의 기싸움에서 밀리지 않는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당시 수원-KT측은 잠잠했다. 전북측이 100억원 투자라는 대형 이슈를 들고 나온 마당이라 KT는 상대적으로 아마야구 투자계획이 약한 것처럼 보였다.
KT는 부영측이 거액의 투자 계획을 발표한 것에 대해 전혀 개의치 않았다. 그도 그럴것이 KT는 KBO에 제출한 신청서에 부영측의 지원 대책에 전혀 밀리지 않는 아마야구 발전 구상을 포함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KT 관계자는 "부영측이 100억원을 강조하지만 우리도 전혀 밀리지 않을 규모의 투자와 훨씬 원대한 정책비전을 제시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미 신청서는 평가위원회의 손으로 넘어갈 상태이고, 굳이 핵심내용을 대외적으로 공표하면서까지 평가위의 시선을 사로잡을 필요가 있겠느냐는 판단을 내렸다고 한다.
KT는 "평가위원들 앞에서 펼치는 프레젠테이션에서 진정성을 제대로 설명하고, 실현이 가능한 정책을 제시하는 게 더 중요하지 굳이 자화자찬을 할 필요가 있느냐"고 말했다.
KT가 부영의 100억원 공약에 그냥 웃기만 한 이면에는 결정적인 찬스에서의 자신감이 숨어 있었기 때문이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