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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선동열 감독, '우승' 향한 네 가지 로드맵 내놨다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3-01-07 14:18 | 최종수정 2013-01-07 14:21


◇KIA 선동열 감독(오른쪽)이 7일 오전 광주구장에서 열린 2012년 KIA 선수단 합동훈련 시작에 앞서 선수단을 향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향한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목표는 하나, 우승입니다.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새해 첫 합동훈련. 7일 오전 광주구장 덕아웃 앞에 도열한 선수단 앞에 선 KIA 선동열 감독의 메시지는 이날의 햇볕처럼 뚜렷하고 강렬했다. '한국시리즈 우승'. 그 하나의 목표만을 제시했다. 스스로도 "할 수 있다"며 선수들에게 강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지난해의 포스트시즌 탈락 실패로 인해 크게 손상됐던 '명문 구단'의 이미지 회복을 위해서는 포스트시즌 진출이 아니라 처음부터 '우승'이라는 강력한 목표를 제시해야한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그냥 제시한 목표가 아니다. 선 감독은 확신에 차 있었다. '우승'을 위한 4가지 로드맵까지도 제시했다. 그 과정만 제대로 따른다면 팀 구성원의 전력으로는 우승이 충분하다는 치밀한 계산이 바탕에 깔려 있었다.

로드맵 1 : 자기 관리와 극기이 선행돼야 한다

선 감독이 가장 먼저 선수단에 제시한 로드맵은 '자기 관리와 극기'였다. 이는 지난해의 실패에서 얻은 교훈에서 출발한 것이다. 지난해 KIA는 주전 선수들의 연쇄 부상으로 인해 좋은 전력을 가지고서도 4강 진출에 실패했었다. 때문에 선 감독이 신년 인사를 한 뒤 처음으로 한 말이 바로 "부상없는 한해를 만들자"였다.

선 감독은 "작년에 모두 알다시피 부상자가 많았다. 올해는 부상없는 시즌이 되도록 하자. 부상만 없다면 올해야말로 '타이거즈의 해'로 만들 수 있다. 갖고 있는 실력이 아무리 좋아도 다치면 다 무용지물이다. 때문에 프로답게 자기 몸은 같히 관리하도록 해야 한다"며 선수단에 부상 방지를 강조했다.

이어 선 감독이 강조한 키워드는 바로 '극기(克己)'였다. 스스로를 이기려는 의지야말로 프로선수로서 반드시 가져야할 덕목이라는 것이 선 감독의 메시지였다. 선 감독은 "다들 새해 목표나 소망을 세웠을 것이다. 그런 것들을 이뤄내려면 결국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자기 스스로를 콘트롤 할 수 없다면 절대 다른 사람을 이길 수 없다"면서 "꿈을 이뤄가는 과정에서 힘들다고 포기하지 말자. 스스로를 이겨야만 다른 8개 구단 선수들을 이길 수 있다"고 피력했다.

로드맵 2 : 올해도 '그린 라이트', 팀 사상 첫 200도루 돌파 노린다


선수단을 향해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한 선 감독은 구체적으로 선수단이 '우승'을 차지하기 위한 방안도 설명했다. 전반적인 전력 강화를 위한 팀 전략의 변화다. 선 감독은 그 첫 번째로 '기동력 야구'를 천명했다. 김주찬의 영입으로 기존의 이용규와 안치홍 김선빈 김원섭 등 도루 능력이 뛰어난 선수들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복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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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감독은 "김주찬과 이용규 등 빠른 선수들이 테이블세터진에서 득점 찬스를 많이 제공하면 중심타선이 점수를 많이 뽑아줄 것이다. 올해 확실히 팀 득점력은 강화될 것으로 본다. 그러기 위해서는 더욱 기동력이 뛰어난 야구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를 위해 선 감독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그린 라이트'를 항상 켜둔다는 방침이다. 누구든 기회가 왔다고 판단되면 마음껏 뛰게하겠다고 했다. 선 감독은 "올해 팀 도루 200개 이상을 목표로 하겠다"고 선언했다. '팀 200도루'는 KIA는 물론 전신 해태 시절에도 이뤄내지 못한 목표다. 역대 팀 한 시즌 최다도루는 1997년에 기록한 170개였다. 한국 프로야구 전체를 통틀어서도 한 팀이 시즌 200도루를 돌파한 것은 단 한 차례 밖에 없었다. 1995년 롯데가 유일했는데, 당시 무려 220개의 도루를 기록하는 '기동력 야구'를 앞세워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일궈냈다. 선 감독이 제시한 대로 KIA가 올해 200도루를 돌파한다면 역대 두 번째 '시즌 200도루 돌파 팀'이 된다.

로드맵 3 : 확실한 마무리로 뒷문을 닫자

KIA는 지난해 18개의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8개 구단 중 가장 많은 수치다. 이 가운데 ⅓만 줄였더라도 4강 진출은 무난했다. 확실한 마무리의 부재로 인한 역전패의 증가는 결국 지난해 KIA의 4강 실패에 큰 원인으로 작용했다.

때문에 선 감독은 올해 스프링캠프의 최대 과제로 '마무리 확정'을 언급했다. 현재 KIA에는 확실한 마무리 보직을 받은 선수가 없다. 선 감독은 "애리조나-오키나와 스프링캠프를 통해 마무리를 찾는 게 시급하다. 일단 계획은 기존 선발진(윤석민-서재응-김진우-앤서니-소사)에서 한 명을 마무리로 돌리는 것이다. 누구든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런데 여기에는 선결과제가 있다. 기존 5명 선발 중 한 명을 마무리로 돌리려면 한 명의 선발이 추가돼 그 공백을 메워야 한다. 그 역할을 해줘야 할 인물은 바로 좌완 양현종이다. 선 감독은 "양현종은 올해 무조건 선발로 투입할 계획이다. 지난해 말 오키나와 마무리캠프에서 무척 열심히 훈련했는데, 멘탈이 조금 더 강해질 필요가 있다. 양현종이 선발로 잘 해줘야 마무리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로드맵 4 : 강팀의 기본은 수비, 실책을 줄이자

마지막 '우승 로드맵'은 바로 수비력 강화다. 선 감독은 올해도 '지키는 야구'를 펼칠 생각이다. 이를 위해서는 앞서 언급한 '확실한 마무리'를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본적으로 수비력이 탄탄해야 한다. 그래서 선 감독은 "강팀의 기본은 수비력에서 나온다"고 강조한다.

그런데 지난해 KIA는 바로 이 수비력에서 문제가 있었다. 팀 실책이 88개로 LG(96개)에 이어 2위였다. 하지만 선 감독은 지난해 팀의 수비력에 대해 상당히 아쉬워하면서도 어느 정도는 그럴 수 밖에 없는 상황을 수긍하고 있었다. 지난해는 바로 광주구장이 인조잔디에서 천연잔디로 바뀐 첫 해다. 때문에 선수들이 바뀐 환경에 적응하는데 상당히 애를 먹었을 것이다.

그러나 지난해의 낯선 경험을 통해 올해는 선수들이 천연잔디의 특성을 완전히 파악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선 감독은 "아무래도 천연잔디는 불규칙 바운드도 많고, 풋워크를 기민하게 해야 한다. 선수들이 이 점을 잘 알았을 것이다. 지난해 말 오키나와 마무리캠프에서도 이런 점에 대해 많은 연습을 했고, 선수들도 공감했다. 올해는 수비가 한층 안정될 것"이라며 한층 진화된 '타이거즈'의 모습을 예고했다.

선 감독이 제시한 4가지의 로드맵이 충분히 이행된다면 올해 KIA는 다시 한번 '명문'구단으로 돌풍을 일으킬 수도 있다. 과연 이 로드맵이 잘 정착돼 팀을 우승으로 이끌 수 있을 지 기대된다.


광주=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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