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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롯데 정대현은 '전진배치'가 됐다. 5~6회 일찍 투입된다. 선발투수가 더 이상 버티지 못할 1차 승부처에서 마운드에 오르는 경우가 많다.
올 시즌 전 무릎수술을 받았던 정대현. 지난달 9일 잠실 LG전에서 복귀했다. 컨디션을 올리고 있는 단계다. 구위는 정상을 되찾았다. 하지만 경기감각은 그렇지 못하다.
그는 "평소 스타일은 구위를 믿고 승부처를 즐기는 스타일"이라고 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즐기진 못한다고 덧붙였다. 완벽히 정상 컨디션이 아니라는 의미.
전진배치다. 1차 승부처에서 상대 추격의 흐름을 끊는다. 그리고 다른 중간계투에게 바통을 넘긴다. 이것은 동시에 포스트 시즌 활용의 첫번째 테스트다.
그럼 두번째 테스트는 뭘까. 롯데 양승호 감독은 "정대현의 컨디션이 어느 정도 올라왔을 때 후방으로 배치할 것"이라고 했다. 마무리 김사율은 바로 앞에서 쓴다는 의미. 김사율이 난조를 보일 경우, 소방수로 쓸 수도 있다는 얘기도 된다. 지난 14일 광주 KIA 더블헤더 두번째 경기에서 김사율은 블론세이브를 했다. 경기 전부터 투구 밸런스가 좋지 않았다. 하지만 양 감독은 "그래도 쓸 수밖에 없었다. 팀내 마무리는 김사율"이라고 했다. 이런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정대현의 후방배치. 두번째 테스트다.
포스트 시즌 활용법
롯데 양승호 감독과 정대현은 왜 이런 1, 2차 테스트를 거치려하는 걸까. 당연히 포스트 시즌에서 정대현을 가장 효율적으로 배치하기 위해서다.
롯데는 좋은 중간계투가 많다. 최대성 김성배 이명우 강영식과 마무리 김사율이 있다. 하지만 포스트 시즌은 페넌트레이스와 또 다르다. '가을야구'에서 주축으로 뛴 경험이 그리 많지 않은 선수들이다. 그런 면에서 정대현의 존재는 롯데에서 매우 중요하다. 양 감독도 잘 알고 있다.
그는 "포스트 시즌에서는 정대현을 가장 중요한 순간 활용할 것"이라고 했다. 매 경기 피말리는 혈투인 포스트 시즌. 이닝에 관계없이 가장 중요한 승부처에 투입하고 싶은 카드가 정대현이다.
그래서 1, 2차 테스트를 거치려는 것이다. 이 과정을 통해 컨디션과 실전감각을 완벽히 끌어올리려는 의도도 포함돼 있다.
또 하나, 양 감독은 "정대현의 연투능력이 필요하다. 이틀 연속 30개 정도의 투구를 할 수 있을 정도가 되어야 한다"고 했다. 한마디로 정대현은 포스트 시즌에서 롯데의 전천후 카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