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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인명과 재산 피해를 남기며 한반도를 할퀴고 지나간 태풍 볼라벤. 한화 한용덕 감독대행 또한 잊지 못할 태풍 볼라벤이다.
29일 대전구장 1루쪽 덕아웃 앞. 배팅케이지 뒤에서 타격훈련을 지켜보고 덕아웃에 들어온 한 감독대행과 얼굴을 마주했다. 한 감독대행은 전날보타 한 결 여유가 넘치는 얼굴로 "어제 경기가 취소되는 바람에 집에서 차분하게 남은 시즌 구상을 했다. 경기를 했다면 힘들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전날 수없이 걸려온 축하 전화와 격려 문자 메시지에 응답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한 대행은 "평소에는 빠짐없이 응대를 했는데, 혼자서 생각을 하고 싶었다"고 했다.
탈꼴찌보다 중요한 게 성실한 플레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다. 최근 한화는 무기력한 경기로 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겼고, 결국 이런 모습이 한대화 감독의 경질로 이어졌다고 볼 수 있다.
한 대행은 "오늘부터 팀에 조금씩 변화를 주겠다. 그동안 경기에 자주 못 나갔던 선수들에게 출전 기회를 주려고 한다"고 했다. 이날 외야수 오재필과 내야수 한윤섭, 포수 이준수가 스타팅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한윤섭은 올시즌 7경기, 오재필과 이준수는 20경기 남짓 출전에 그쳤던 선수다.
한 대행에게 한달 정도 남은 시즌은 기회이기도 하지만, 해결해야 할 숙제가 쌓여있다.
대전=만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