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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29경기 넥센, 4강 진출을 위해 필요한 것

민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2-08-29 09:52 | 최종수정 2012-08-29 09:52


8월 24일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넥센과 SK의 경기에서 넥센 강윤구가 선발로 등판해 역투를 펼치고 있다.
목동=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2.8.24

올해 넥센 히어로즈만큼 극적인 시즌을 보내고 있는 팀이 또 있을까. 히어로즈는 2012년 프로야구 전반기 최고의 히트 상품이었다. 지난 5월 한동안 1위에 올라 프로야구 판도를 뒤흔들더니, 40승2무36패, 승률 5할2푼6리로 전반기를 마감했다. 78경기를 치러 패수보다 승수가 4개 많은 3위로 후반기를 맞았다. 유력한 신인왕 후보 서건창, 신형대포 강정호, 해결사 박병호, 신고선수 출신 허도환 등 사연 많은 선수들의 스토리가 히어로즈의 돌풍에 더 큰 의미를 부여했다. 시즌 개막에 앞서 한화, LG와 함께 꼴찌 후보로 거론되던 '막내' 히어로즈가 한국 프로야구의 중심에 당당히 선 것이다.

2008년 출범 후 5번째 시즌. 지난 4년 간 도약을 준비해온 히어로즈가 포스트 시즌 진출 꿈을 꾸기 시작했다. 그동안 유명 선수를 내주는 등 움츠려있던 히어로즈는 지난 겨울 자유계약선수(FA) 이택근 영입을 통해 나머지 7개 구단에 변화를 알렸다. 2년 전 구단 운영자금이 필요해 LG로 보내야 했던 이택근의 복귀는 여러가지 의미를 담고 있었다.

전반기 잠재하고 있던 역량을 너무 한꺼번에 쏟아부은 탓일까. 히어로즈는 전반기 후반부터 조금씩 활력을 잃기 시작하더니,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열린 26경기에서 10승16패, 승률 3할8푼5리를 기록했다.

전반기에는 승수가 패수보다 4개가 많았는데, 후반기 부진으로 마이너스 2가 됐다.


8월 24일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넥센과 SK의 경기에서 8회 넥센 서건창이 1타점 2루타를 날렸다. 힘차게 타격하고 있는 서건창.
목동=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2.8.24
기세등등하던 히어로즈가 시즌 중반 이후 갑자기 생기를 잃은 이유가 무엇일까. 젊은 선수들의 경험 부족과 주축선수들의 피로 누적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선수들의 경험부족은 이전부터 걱정을 해온 부분, 감수를 할 수밖에 없는 요인이다.

주축선수들의 피로 누적에 따른 부상 또한 마찬가지다. 그러나 백업요원을 활용하지 않고 지나치게 주력 선수에게 의존한 게 간판급 선수의 부상 내지 컨디션 난조로 이어진 측면도 있다. 좀 더 세심한 선수 관리가 필요했다는 이야기다.

다양한 요소들이 모여 팀 전력을 만들고, 팀 성적으로 이어지는데, 후반기 마운드보다는 타선에 대한 아쉬움이 조금 더 컸다. 후반기 타율이 2할2푼2리로 8개 구단 중 꼴찌다. 시즌 타율 2할4푼9리에도 못 미친다. 전반기 좋았을 때만해도 타순의 변화가 없었는데, 부상선수가 나오고 타자들의 컨디션 업다운 폭이 커지면서 변화가 있었다. 반면 팀 평균자책점은 3.80으로 크게 나쁘지 않았다.

28일 현재 6위 히어로즈와 4위 두산의 승차는 3.5게임. 히어로즈는 남은 29경기에서 반전을 이뤄 팀 창단후 처음으로 포스트 시즌에 진출할 수 있을까.


관건은 이택근 장기영 등 부상 선수의 공백을 어떻게 메우느냐와 3,4선발의 활약 여부다.

히어로즈로선 가장 중요한 시기에 캡틴 이택근의 부상이 아쉽다.


넥센과 두산의 주중 3연전 마지막날 경기가 8월 16일 목동구장에서 열렸다. 3회말 1사 1루 넥센 이택근이 좌중간에 떨어지는 1타점 2루타를 치고 있다.
목동=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2.08.16/
지난주 SK전서 무릎을 다친 이택근은 2~3주 출전이 어렵다. 이택근은 3번 타자로서 팀 공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팀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선수이자 팀의 리더이다. 팀 전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선수다.

김시진 감독은 이택근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빠지자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다"며 허탈하게 웃었다.

좌익수 장기영 또한 1군 엔트리에 남아 있지만 정상적인 컨디션이 아니다. 지난 26일 SK전에서 왼손 엄지를 다쳐 정상적으로 수비를 하기 어렵다. 타격은 가능해 대타나 지명타자로 나설 것으로 보이지만, 베스트를 기대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이택근과 장기영의 공백은 결국 중심타선과 테이블 세터의 공백을 의미한다. 올시즌 주로 2번으로 출전해온 장기영은 톱타자 서건창이 안 좋을 때는 1번으로 나서곤 했다.

나이트와 밴헤켄, 최고의 원투펀치를 보유하고 있는 히어로즈로선 3,4선발이 버텨주면 투수력에서는 무서울 게 없다.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퀼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가 기본인 나이트와 밴헤켄이다. 강윤구 김영민 선발 투수들이 어느 정도 활약을 해주느냐에 따라 히어로즈의 가을무대 진출 여부가 결정될 것 같다.


대전=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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