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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특급 마무리 오승환(30)이 일본과 미국 구단으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다. 한 예로 최근 일본 오릭스 관계자가 김성래 삼성 수석코치에게 오승환을 영입하고 싶다는 얘기를 했다. 현재 국내에 들어와 있는 일부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도 이미 국내 최고 마무리 오승환의 미국 무대 성공 가능성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오승환은 "한살이라도 젊을 때 더 큰 무대에서 뛰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8년 동안 헌신적으로 던졌다. 2005시즌 중반, 권오준으로부터 마무리 보직을 넘겨 받아 지금까지 총 241세이브(이하 28일 현재)를 올렸다. 최근 김용수(은퇴)가 보유했던 종전 국내 개인 통산 최다세이브(228)기록을 갈아치웠다. 2005년, 2006년 그리고 지난해 삼성의 페넌트레이스와 한국시리즈 우승에 기여했다. 팔꿈치 수술로 2010시즌 주춤한 걸 빼고는 흔들림없이 제몫을 다했다. 그가 국내 최강 마무리라는데 이의를 제기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오승환이 국내에서 욕심을 낼만한 건 팀 우승 이외는 별로 없다고 봐야 한다. 일본이나 미국 무대 진출로 눈을 돌릴만하다. 오승환 정도라면 새로운 미지의 세계로 도전하는 꿈을 갖는게 마땅하다. 단 그 진출 시기를 잘 잡아야 한다. 한해 농사를 마무리하는 지금은 오승환의 해외 진출 얘기가 나올 시점이 아니다. 팀 분위기가 흔들리면 수확 직전의 농사를 망칠 수도 있다.
삼성 전력 약화 불가피
승수로 봤을 때 오승환은 팀 순위나 우승 여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경기에서 10승 이상의 팀 공헌을 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전문가들은 선발 투수로 보자면 한 시즌 15승 이상을 꾸준히 해주는 역할을 맡고 있다고 본다.
이랬던 오승환이 떠날 경우 삼성의 전력 약화 가능성은 높다. 이승엽이 2003시즌 이후 일본 진출을 했을 때보다 더 큰 전력 공백이 생길 수도 있다.
오승환 이후를 준비하자
삼성이 가장 믿을 만한 카드인 오승환을 이번 시즌이 끝나고 놔줄 것 같지 않다. 우승을 계속 하고 싶은 삼성은 오승환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런데 그를 잡기 위해선 새로운 동기부여가 필요하다. 오승환 정도라면 해외에서 어느 정도 버틸 수 있을 지 도전해봐야 한다. 팀 선배 이승엽도 국내 무대를 평정하고 일본에서 8년을 뛰었다. 선동열 KIA 감독도 선수 시절 일본 무대에서 통한다는 걸 보여주었다. 삼성은 오승환과 2~3년 더 함께 할 수 있다. 또 오승환이 해외진출의 꿈을 접는다면 더 길게 삼성 유니폼을 입을 수도 있다. 하지만 삼성도 '포스트 오승환'을 대비해야 한다. 삼성 구단은 세계적인 그룹 삼성의 계열사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또 선수의 앞길을 막는다는 인상을 주어서도 안 된다. 오승환이 떠나도 더 잘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어야 한다. 지금 당장 오승환을 대체할 마무리 투수는 국내에 없다. 삼성 불펜의 중심 안지만을 키우든지, 아니면 해외에서 오승환에 맞먹는 투수를 영입하는 방법 등이 대안이 될 수 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