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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로이의 가깝고도 먼 한일야구]이대호 혼자로는 오릭스 위기 못 구한다

박진형 기자

기사입력 2012-06-25 12:54 | 최종수정 2012-06-25 12:54


"팀 상태가 좋지 않아서 음…."

야구장에서 오릭스 담당 기자들과 만날 때마다 이런 말들을 들을 수 있다.

이대호의 오릭스는 지난 20일에 끝난 센트럴리그와의 교류전에서 10승13패 1무를 기록, 7위로 마무리했다. 교류전만 보면 중간 정도의 성적이지만 리그에선 23승36패 4무로 아직도 5위 세이부에 5게임 뒤진 최하위다.

그나마 4번타자 이대호가 제 몫을 하고 있다는 것은 팀의 작은 희망이다. "교류전 타자 랭킹에서 이대호는 출루률 1위(0.443)였습니다. 볼넷도 공동 2위(16개)입니다." 오릭스 구단 관계자는 이대호를 호평한다. 하지만 이대호의 볼넷이 많아진 이유에 대해 오릭스 담당기자는 이렇게 분석한다. "5번 자리에서 해결사 역할을 할 선수가 없기 때문에 이대호만 피하면 된다는 생각에 다른 타자와 승부하는 판단이 많았어요".

오릭스의 타격 부진은 심각하다. 팀타율은 2할3푼으로 리그 최하위다. 지난 17일에는 1,2군 타격코치의 보직 변경까지 단행했다.

22일부터 다시 리그전이 시작했다. 오릭스의 첫 경기는 5위 세이부와의 4연전이어서 잘만 하면 급부상이 가능한 대결이었다. 하지만 22일 1차전은 3대3 무승부, 23일은 에이스 가네코가 갑작스러운 오른 팔꿈치 통증을 일으켜 선발등판을 못하게 되면서 2대5로 패배했다.

1패1무로 맞이한 24일의 3차전. 세이부 선발로는 올시즌 오릭스전 첫 등판인 언더핸드스로 마키타 가즈히사(5승5패)가 나왔다. 이대호는 한국 시절 정대현(현 롯데)이나 이영욱(SK) 등 언더핸드 투수에게 극히 약했다. 하지만 마키타는 일반적인 언더핸드 투수와는 타입이 약간 다르다. 완급 조절과 각도 큰 변화구를 주무기로 하는 다른 언드핸드에 비해 마키타는 힘으로 강속구를 꽂는 스타일이다. 이대호는 지난 2월 연습경기 때 마키타와의 첫대결에서 안타를 기록했다. 그때 이대호는 마키타에 대해 "싫지 않은 투수"라고 말했었다.

24일 경기 전, 이대호에게 마키타에 대해 물었더니 "작년 신인왕이라고 들었어요. 연습경기 때? 기억이 없어요"라며 여유있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그날 경기서 이대호는 마키타를 상대로 1회 2루타를 포함한 3타수 3안타 1타점을 기록. 4번타자 다운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대호에 이어 나온 5번타자가 4타수 무안타로 연결을 짓지 못했다.


오릭스는 그날 12안타를 쳤지만 3점 밖에 내지 못했고, 3대4로 역전패했다. 오릭스는 최근 1무 포함 4연패다.

세이부의 한 코치는 "이대호는 지금 좋은 감으로 치고 있어요. 단타만 쳐도 OK라고 생각하고 치는 게 좋겠지요"라고 말했다.

한편 오릭스 담당기자는 "향후의 희망이요? 2군에서 출전하기 시작한 T-오카다가 부상에서 복귀해서 이대호의 뒤를 받치길 기다릴 수 밖에 없습니다"라고 진단했다.

오릭스의 부진 탈출은 이대호 혼자서는 해결하지 못할 상황으로 빠져들었다.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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