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살아남은 앤서니, 8K-153km 신바람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12-05-24 21:05


24일 광주구장에서 2012 프로야구 한화와 기아의 경기가 열렸다. 기아 용병 앤서니가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광주=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2.05.24/

24일 광주구장에서 2012 프로야구 한화와 기아의 경기가 열렸다. 이날 퇴출이 결정된 라미레즈를 대신에 새롭게 팀에 합류한 소사가 김진우와 함께 국민의례를 하기 위해 서있다. 광주=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2.05.24/

살아남은 자의 환희였을까.

앤서니 르루가 마운드에서 춤을 췄다. 4회까지 눈부신 호투로 KIA의 선택에 화답했다. 24일 광주 한화전에 선발 등판한 앤서니는 6이닝 동안 5안타 3볼넷으로 3실점하며 데뷔 후 두번째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했다. 초반부터 최고 153㎞에 달하는 불같은 강속구로 한화 타자들을 제압했다. 1회 2사후 김태균부터 3회 선두 이준수까지 5타자 연속 탈삼진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날 기록한 탈삼진 8개는 데뷔 후 최다다. 패스트볼과 커브의 속도 차가 25~35㎞씩 날 정도로 완급조절도 효과적이었다.

옥에 티도 있었다. 5회 징크스를 떨치지 못했다. 4회까지 7탈삼진과 함께 노히트노런을 기록하던 앤서니는 5회 선두타자 최진행에게 솔로포를 허용했다. 첫 피안타가 홈런이었다. 3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궁지에 몰렸으나 추가 실점은 가까스로 막았다. 6회 2사후 김태균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준 앤서니는 최진행에게 연타석 홈런을 내주며 3실점째. 후속타자를 처리하고 7-3으로 앞선 7회부터 한기주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앤서니는 지난 주말까지만 해도 퇴출설에 시달렸다. 새로 영입한 외국인 투수 헨리 소사에게 자리를 내줄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18일 롯데전에서 인상적인 피칭을 선보인 뒤 벤치 분위기가 바뀌었다. 선동열 감독은 "지난 월요일(21일) 앤서니 대신 라미레즈 퇴출을 잠정 결정했다"고 밝혔다. KIA는 앤서니 등판일인 24일 '라미레즈 퇴출-소사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오늘 앤서니 등판 후 발표하지 그랬느냐'고 묻자 선 감독은 "미리 듣고 편안하게 던지라고 발표했다"며 웃었다. 감독의 기대대로 앤서니는 신바람나는 피칭을 했다. 불펜에서 마운드에 올라올 때 껑충껑충 뛰어 올라오기도 했다. 전형적인 '기분파' 앤서니에게 24일은 '잔류+호투'라는 두가지 선물을 받은 하루였다.

갈수록 구위가 올라오고 있는 앤서니. 향후 롱런의 과제는 구위 자체보다 업&다운이 심한 템퍼 조절이 될 것 같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