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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명쾌한 답을 들려줬던 그의 방망이는 이상하게 침묵했다. 납득할 수 없는 일이었다.
5연패 기간에 12타수 1안타. 전혀 4번타자 답지 않은 모습에 김동주는 물론 두산 김진욱 감독의 속도 타들어갔다. 결국 김동주는 지난 17일과 20일에 두 차례 선발에서 제외됐다. 지난 20일까지 치른 15경기에서 타율 2할2푼4리로 급격히 떨어진 결과였다. 부담감을 덜어주기 위한 김 감독의 배려였다.
베테랑 김동주는 연구하고, 고민하고, 논의했다. 그리고 새로운 해법을 찾아냈다. 바로 짧은 콘택트 스윙이었다.
이전까지의 부진이 믿기지 않을 정도의 뜨거운 타격감이었다. 코스와 구종에 상관없이 잡아당기고 밀어치며 4개의 안타를 뽑아낸 것이다. 2회 선두타자로 나와 우중간 안타를 밀어친 김동주는 0-0이던 3회 2사 1, 2루에서는 다시 우중간 코스로 적시타를 쳐 선제 결승점을 뽑았다.
첫 두 타석에서 타격감 회복을 확인한 후 2-1로 추격당한 6회에는 선두타자로 나와 좌전 안타를 뽑았다. 앞선 두 개의 안타와는 달리 이번에는 잡아당긴 타법. 이어 김동주는 SK 선발 윤희상의 투구폼이 큰 점을 노려 2루 도루에 성공했다. 그리고는 후속 최준석의 약간 짧은 듯한 우전 안타 때 홈까지 파고 들었다. 몸을 던진 투혼은 팀의 연패를 끊고 후배의 기를 살리기 위한 선택이었다. 김동주는 홈 쇄도에 대해 "최준석의 안타가 짧은 듯 했지만, 감을 살려주기 위해 홈에 들어왔다"고 밝혔다. 부진한 후배가 타점을 하나 올리면 기운을 찾을까 하는 배려였다.
김동주는 8회에도 좌전 안타를 때려내며 4안타를 완성했다. 지난 2010년 5월27일 부산 롯데전 이후 726일 만에 한 경기 4안타를 완성한 순간이다. 김동주는 "큰 것보다는 짧게 안타를 많이 치려고 했다"고 타격감 회복의 비법을 밝혔다. 이어 "자기가 해야 할 몫을 다 해낸다면 우리팀이 더 강해질 것"이라며 후배들과 함께 선전을 다짐했다.
인천=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