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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훈의 톱스핀과 진갑용의 백스핀이 만나 2타점 적시타로 결론났다. 베테랑은 역시 결정적일 때 한방으로 능력을 과시한다.
공 한개만에 희비가 갈렸다. 마운드에 있던 LG 왼손투수 최성훈은 초구에 커브를 택했다. 114㎞짜리 커브가 약간 낮은 코스로 떨어졌다. 베테랑 타자가 초구부터 직구를 노릴 것을 대비해 변화구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진갑용은 체구는 거구지만 '여우'다. 중심이 완전히 흐트러지지 않은 상황에서 배트를 내밀어 114㎞짜리 커브를 끝까지 따라갔다. 충분히 힘을 실을 순 없었지만 대신 정확하게 맞혔다. 좌중간 적시 2루타. 주자 2명이 모두 홈을 밟아 2-2 동점이 됐다. 이어진 공격에서 삼성은 상대 실책으로 1점을 추가하며 역전에 성공했다. 진갑용의 2타점 적시타가 큰 힘이 됐다.
타자가 공을 띄울 때, 타구는 기본적으로 백스핀을 먹는다. 따라서 커브의 톱스핀과 타자의 배트가 주는 백스핀이 합쳐지면, 같은 방향이기 때문에 가볍게 쳤는데도 비거리가 늘어나는 경우를 가끔 목격할 수 있다. 바로 이날 진갑용의 타구가 그랬다. 물론 진갑용이 중심이 완전히 흐트러지지 않으면서 좋은 컨택트 능력을 보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경기후 진갑용은 "당연히 흥분된다. 들어온 공은 커브였는데, 커브를 노리고 있지 않았지만 한방 쳐야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현재 팀 전체가 하나가 되면서 분위기도 좋아지고 성적도 올라가고 있다. 이 기세가 끝까지 이어졌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잠실=김남형 기자 sta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