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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상태가 별로 안좋아서 병원에 좀 들렀어요."
한 시간 가량 링거를 맞으며 체력을 관리한 안치홍은 곧장 집으로 가 어머니가 차려주신 저녁을 먹고 푹 쉬며 몸상태를 끌어올렸다. "요즘 타격감이 떨어져서 걱정인데, 몸까지 아프면 안되잖아요. 아프기 전에 미리 관리해야 또 내일 잘 할수 있으니까 미리 영양제 좀 맞았어요." 안치홍이 입단하자마자 팀의 주전자리를 꿰찬 이유를 알 수 있는 말이다. 피끓는 20대 초반의 청년답지 않은 철저한 자기관리다.
안치홍의 '자기관리'는 곧바로 다음날 최고의 활약으로 이어졌다. 안치홍은 6일 광주 넥센전에 3번 2루수로 선발 출전해 스리런 홈런을 포함, 5타수 5안타 5타점으로 대활약을 펼쳤다. 이날 안치홍이 기록한 5안타-5타점은 2009년 데뷔 후 한 경기 최다안타와 최다타점 기록이다. 종전에 안치홍은 2011년 9월22일 대구 삼성전에서 4안타, 2010년 6월13일 광주 LG전에서 4타점으로 각각 개인 최다안타, 최다타점 기록을 세운 바 있다.
활약은 계속 이어졌다. 넥센이 1점 따라붙어 6-1이 된 4회말 무사 2, 3루에서 넥센 선발 심수창이 볼카운트 2B1S에서 던진 4구째 투심 패스트볼(시속 138㎞)이 몸쪽 높은 코스로 들어오자 힘껏 잡아당겨 승리에 쐐기를 박는 좌중월 3점 홈런을 터트렸다. 관중석 상단에 떨어진 비거리 125m짜리 대형 홈런이었다. 안치홍은 "사실 번트 사인이 나왔었다. 그런데 초구와 2구가 볼이 되면서 강공 타이밍이 왔고, 4구째가 실투성으로 들어오면서 홈런이 나오게 됐다"고 홈런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소개했다.
기세를 탄 안치홍은 6회에는 선두타자로 나와 투수와 1루수 사이에 절묘하게 떨어지는 내야안타를 쳤고, 7회 2사 1루에서는 좌익선상 2루타로 개인 한 경기 최다안타 신기록까지 세웠다. 데뷔 후 최고 활약을 유감없이 발휘한 안치홍은 "어쩌다 한 경기 잘 맞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수비에 집중하며 가볍게 치도록 하겠다"며 마치 베테랑 선수처럼 믿음직스러운 각오를 밝혔다.
광주=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