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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한국시리즈 챔피언 삼성은 2일까지 18경기에서 7승11패를 했다. 8개팀 중 6위다. 선두 두산(11승5패1무)과는 5게임차다. 총 133경기씩을 해야 하기 때문에 시즌 초반인 것은 맞다. 앞으로 얼마든지 팀 순위가 요동칠 수 있다. 다수가 기초 체력이 좋은 삼성이 날씨가 따뜻해질수록 위로 치고 올라갈 것으로 전망한다. 지난해 삼성은 시즌 중반부터 치고 올라가 패넌트레이스, 한국시리즈를 모두 우승했다. 하지만 현재 상황만을 놓고 보면 삼성은 경기를 하면 할수록 강력하다는 인상을 주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시즌 초반이기는 하지만 삼성 선발 마운드가 심하게 흔들렸다. 시즌 시작 한달 만에 1선발로 꼽았던 차우찬이 2군으로 떨어졌다. 장원삼도 선발에서 중간으로 내려와 있는 상황이다. 가장 믿을만한 토종 선발이었던 윤성환도 4경기에서 2패로 주춤하고 있다. 배영수만 2승으로 제몫을 다하고 있다. 기대했던 메이저리그 10승 투수 탈보트(2승1패, 평균자책점 6.28), 고든(2승1패, 평균자책점 4.41)도 상대 타자들에게 공포의 대상은 되지 못하고 있다. 이러다 보니 누가 선발로 나가도 경기 초반 안심하기 어렵게 됐다. 삼성이 경기 주도권을 잡기 위해선 선발이 5이닝까지 잘 버텨주어야 한다. 그런데 최근 삼성 마운드가 초반에 자주 실점한다. 결국 중간 불펜 투수들이 심리적으로 쫓기는 상황에서 자주 마운드에 오른다. 안지만(1패 1홀드, 평균자책점 2.70) 권오준(2홀드, 3.38) 정현욱(1패 2홀드, 4.09) 등이 돌아가면서 실점하고 있다. 마무리 오승환(5경기 1패4세이브)이 마운드에 오를 기회가 많지 않다.
막연한 낙관론은 안 된다
그런데 삼성의 최근 경기력이라면 부진이 오래갈 수 있다. 팀 타율 2할4푼인 삼성 타자들에게 큰 기대를 건다는 건 무리다. 부진이 한 달째 이어지고 있는 지난해 홈런왕(30개) 최형우(타율 1할7푼6리) 배영섭(1할7푼2리) 등은 공격 기회를 잘 살리지 못하고 있다. 요즘 삼성 타선은 맥이 자주 끊어져 응집력이 약하다. 결국 삼성은 흔들리는 마운드를 견고하게 제정비해야 한다. 그래야 삼성이 강해질 수 있다. 차우찬 장원삼이 제자리로 돌아와야 한다.
변화가 필요한 시간이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차우찬을 대신해 조만간 조커 정인욱을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시킬 예정이다. 중간 불펜에는 신예 사이드암스로 심창민이 가세해 인상적인 투구를 하고 있다. 3경기에서 평균자책점 0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류 감독은 변화 보다는 안정을 선호한다. 기존 선수들을 많이 믿는다. 차우찬과 최형우의 경우를 보면 알 수 있다. 차우찬은 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0.29로 부진한 끝에 2군으로 짐을 싸서 내려갔다. 최형우는 18경기째 홈런 없이 부진하지만 4번 타자 자리를 지켜주고 있다.
모든 책임은 결국 감독에게 돌아가게 돼 있다. 뚝심있는 용병술의 류 감독이 최후에 웃을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이 고통스럽다. 분위기를 바꾸는 차원에서 과감한 변화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