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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라이언킹 이승엽(36·삼성)은 우천 세리머니를 요구하는 팬들의 함성에 깜짝 놀랐다. 삼성 후배들도 비가 내리는 그라운드로 잡아끌었다. 이승엽은 팀 최고참 진갑용(38·삼성)에 이어 나이순으로 넘버2다. 우선 산전수전 다 겪은 고참이 우천 세리머니를 한다는 것이 부담됐다. 그리고 이승엽은 어깨가 마음에 걸렸다. 현재 이승엽의 왼쪽 어깨가 온전치 않기 때문이다. 미세한 통증을 참고 경기에 출전하고 있다. 이승엽은 "어깨 통증 때문에 타격 자세가 맘대로 안 된다"고 했다. 지난달 13일 대구 넥센전 훈련 때도 이승엽은 타격 훈련을 하다 어깨에 통증이 왔다. 배트를 돌린 뒤 '악' 소리와 함께 왼어깨를 감쌌다. 그때보다 지금은 통증은 많이 사라졌다. 경기를 쉴 정도는 아니지만 추가 부상은 예고하고 찾아오지 않을 때가 많다. 또 이승엽의 현재 나이가 적지 않다. 시즌 초반임을 감안할 때 지금 이승엽의 어깨가 덜컥 고장이라도 난다면 삼성 전력에 큰 구멍이 생길 수밖에 없다.
우천 세리머니는 부상의 위험이 있다. 이승엽은 스파이크를 싣지 않고 했다. 이승엽 뒤에 세리머니를 한 박석민은 맨날로 나갔다가 1루 부근에서 미끄러져 넘어지기도 했다. 이승엽의 체중은 90㎏을 넘어섰다. 어깨가 시원찮은 상황에서 헤드퍼스트슬라이딩은 아무리 마찰이 적은 비닐 위라지만 무리가 갈 수 있다.
스타도 결국 팬들의 사랑을 먹고 자란다. 이승엽은 그걸 너무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이승엽의 어깨가 고장이 나면 이승엽은 팬들에게 호쾌한 홈런쇼를 보여줄 수 없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