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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대화 감독 "진행아, 나도 인터뷰 좀 하고 싶다고~"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2-04-17 20:14 | 최종수정 2012-04-17 20:14


11일 오후 청주구장에서 2012 프로야구 두산과 한화의 경기가 열렸다. 시합 전 한화 한대화 감독이 취재진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청주=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2.04.11.

"나도 인터뷰 좀 하고 싶다고~"

한화에는 요즘 '인터뷰'에 목이 마른 사람들이 많다. 여기서 말하는 '인터뷰'란 취재진과 경기 전에 늘상 하는 것이 아니라 경기 후 중계방송 리포터와 하는 인터뷰를 뜻한다. 경기 후 방송인터뷰를 하기 위해서는 한 가지 필수 선행조건이 있다. 이겨야 한다. 이긴 팀의 감독이나 수훈선수만이 경기 후 카메라 앞에서 마이크에 이야기할 수 있는 영광을 누릴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한화는 시즌이 시작된 이래 지난 16일까지 이 '영광의 인터뷰'를 딱 한 번밖에 하지 못했다. 지난 12일 청주 두산전에서 8대2로 이긴 것이 전부다. 그래서 당시 한대화 감독과 승리투수 박찬호만이 경기 후 카메라 앞에 설 수 있었다.

때문에 요즘 선수들은 자신이 멋진 활약을 펼쳐 팀을 승리로 이끈 뒤 '승리 인터뷰'를 하는 것이 목표다. 타율 1할(20타수1안타)에 허덕이고 있는 최진행이 그 대표적 케이스. 그런 최진행이 17일 청주 LG전을 앞두고 한 감독에게 한 가지 약속을 했나보다.

한 감독 : (덕아웃에서 취재진과 대화 중 최진행이 지나가자) 야, 진행아. 너 오늘 꼭 인터뷰 하겠다면서? 맞지?

최진행 : (취재진이 많아 쑥스러운듯) 아, 예… 뭐.

한 감독 : 그래? 그럼 오늘 너 선발로 나가서 어디 한번 잘 쳐봐라. 인터뷰 꼭 해야한다.

최진행 : 네, 알겠습니다.

최진행이 바람같이 사라지고 난 뒤 한 감독은 "진행이가 고질적으로 허리가 안좋아서 고생인데, 요즘에는 좀 괜찮아지는 것 같다"면서 "자기가 인터뷰를 하겠다고 했으니 어디 한번 기대해봐야지"라고 미소를 지었다. 그렇게 최근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하는 팀 상황을 걱정하던 한 감독은 문득 생각났다는 듯 "아, 나도 인터뷰한 지 오래됐네. 나도 인터뷰하고 싶어"라며 촌철살인의 위트를 잊지 않았다.
청주=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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