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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뿔난 야왕 "4강 전력 아니다. 정신 차려라" 호통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2-02-22 23:58 | 최종수정 2012-02-23 09:02


한화와 야쿠르트의 연습경기가 22일 오키나와 우라소에구장에서 열렸다. 1대12로 대패한 한화. 한대화 감독이 선수들과 미팅을 갖고 있다. 오키나와(일본)=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m

"정신들 바짝 차려라!"

야왕이 뿔났다. 그것도 단단히 말이다. 한 감독은 21일 일본 오키나와 우라소에 구장에서 열린 야쿠르트와의 연습경기에서 1대12로 대패한 후 선수들을 불러모아 따끔하게 일침을 놨다. 한 감독은 "야수, 투수 모두 엉망이다. 정신차리고 훈련, 경기에 임하라"라며 선수들을 강하게 질책했다. 선수들은 무거운 표정으로 한 감독의 말에 귀를 기울일 뿐이었다.

야쿠르트전을 보면 한 감독이 화가 날 만한 상황이었다. 큰 점수차는 문제가 아니었다. 타자들에게는 상대 투수를 끝까지 물고 늘어지려는 자세가 보이지 않았다. 근성이 부족했다는 뜻이다. 수비에서는 어이없는 실책을 연발했다. 평범한 땅볼과 플라이 타구들을 잡지 못할 정도였다. 김태균을 제외하면 올시즌 주전으로 나설 가능성이 큰 선수들이 총출동했기에 더욱 뼈아파 보였다. 안승민, 마일영, 유창식 등 투수들 역시 무기력한 모습으로 야쿠르트 타선에 대량실점을 허용했다. 한 관계자가 "선수들이 시차적응이 안돼 힘들어 그랬을 것이다"라고 위로하자 한 감독은 "프로선수가 그런게 어딨느냐"며 오히려 화를 더 내기도 했다.

한 감독이 선수들의 이런 자세가 캠프에서 계속 이어질 수도 있다는 데 걱정을 드러냈다. 전날 열린 요코하마 DeNA전에서도 연거푸 실책을 저지르며 1대6으로 완패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23일 예정된 요미우리 전을 앞두고 선수단에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다. 한 감독은 "큰 점수차로 질 수도 있고 실책도 나올 수 있다. 문제는 선수들의 정신자세"라고 따끔하게 꼬집었다.

한 감독이 이렇게 걱정을 하는 이유는 또 있다. 올시즌을 앞두고 주위의 기대가 너무 큰 탓에 자칫하면 선수단 분위기가 흔들릴 수도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많은 언론들이 일본에서 돌아온 김태균과 메이저리그 124승에 빛나는 박찬호, 그리고 수준급으로 알려진 용병 브라이언 배스를 한꺼번에 영입하며 한화가 올시즌 충분히 4강 경쟁을 펼칠 수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한 감독은 이에 대해 "김태균, 박찬호가 왔다고 해서 팀이 확 달라지겠나. 아직 부족한게 너무 많이 보인다. 냉정하게 4강 얘기를 쉽게 꺼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한 감독의 냉철한 자체 전력 진단이었다.

한 감독은 "부족한 팀이기 때문에 결국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훈련 밖에 없다"며 "그래서 미국 애리조나 캠프에서부터 많은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결국 많이 치고, 많이 뛰어야 부족한 실력을 메울 수 있는 것"이라며 선수들의 분발을 당부했다.


오키나와(일본)=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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