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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1번이라도 집중력 있게…'
지난 겨울 KIA 타자들은 지옥 훈련을 경험해야 했다. 끊임 없이 이어진 타격 훈련 속에 야수들은 하루 1000개 이상 스윙 속에 녹초가 됐었다. 상대적으로 얇은 야수층에 대한 우려 속에 나온 고육지책. 주전과 비주전의 전력차를 줄여 빈곤한 타선을 업그레이드하려는 노력이었다. 이같은 지옥훈련은 효과를 톡톡히 봤다. KIA 타선은 전반기까지 최강 면모로 1위의 견인차가 됐다. 하지만 후반기 불의의 부상과 체력 저하 속에 곤두박질 쳤고 순위도 4위로 내려앉았다. 두고두고 아쉬웠던 대목. 실패에 대한 교훈은 체력 강화로 이어지고 있다. 기술적 타격훈련과 별도로 야수들은 별도의 운동장에서 체력 훈련을 병행하고 있다.
선 감독은 대표적인 일본식 투수 조련법에 대한 확신을 지닌 지도자. 투수의 경우 겨우내 많은 투구를 통해 자신만의 이상적 밸런스와 타점을 찾아가야 한다는 믿음이 확고하다. 실제 삼성 시절 3000개 투구를 통해 투수들의 역량을 극대화한 바 있다. 아무래도 예년에 비해 투수들의 훈련 강도가 늘어날 수 밖에 없는 상황. 부임 초기 투수들이 바짝 긴장했던 이유다. 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투수들을 막무가내로 많이 던지게 하는 것은 아니다. 선수에 따라 다르다. 많은 투구가 필요한 투수에게만 집중된다. 김진우 유동훈 등이 대표적이다. 선 감독의 지도에 대한 믿음이 확고한 김진우는 "캠프 기간 내 최소 1000개쯤은 던져야 완전한 밸런스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한다.
타자들은 지난해 수천개 배팅이란 지옥 훈련 대신 질적 향상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 단 한번의 스윙이라도 집중력있게 소화함으로써 스스로 깨우침이 중요하다는 논리. 투수 역시 1구, 1구 집중력 있는 피칭을 요구한다. 이를 위해서는 투-타 모두 자발적인 마인드가 필요하다. 선 감독과 이순철 수석코치가 늘 강조하는 자율 훈련의 내용이다. 양보다 질로 선회한 KIA 캠프. 과연 어떠한 결과로 나타날지 흥미로운 변화의 2012 시즌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