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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프로야구 오릭스에 입단한 이대호가 본격적인 몸만들기에 나서기 위해 11일 밤 사이판으로 출국한다. 이대호는 "사이판에서 확실히 몸을 만들어 일본에서 2월부터 열리는 팀 스프링캠프에 합류하겠다"는 출국 소감을 밝혔다. 이대호는 롯데 선수단이 들어오는 15일까지 개인훈련을 하며 몸을 푼 뒤 선수단에 합류, 합동훈련에 임할 계획이다. 주목할만한 것은 이대호가 이번 사이판 전지훈련에서 "5kg 정도 더 감량할 생각"이라고 밝힌 점이다.
일본투수 몸쪽 공 대비책
일단 부상에 대한 위험도를 확실히 낮출 수 있다. 이대호는 지난 시즌 계속되는 오른 발목 부상의 후유증으로 고생했다. 2010 시즌 말미에 당한 발목부상에 대한 치료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포스트시즌을 치러 상태가 악화됐고 스프링캠프에서도 훈련량을 늘일 수 없었다. 그 영향으로 시즌 도중에는 발목 뿐 아니라 왼쪽 오금에도 통증이 왔다. 시즌 후반 급격하게 페이스가 떨어진 가장 큰 원인이었다.
두 번째 원인은 몸쪽 공에 대한 대처를 위해서다. 어찌보면 전자보다 더 절실한 이유다. 일본프로야구 소프트뱅크의 아키야마 고지 감독은 "결국 김태균, 이범호도 몸쪽공 대처를 하지 못해 실패를 한 것이다. 이대호의 성공 여부 역시 몸쪽공에 어떻게 대처하는지에 달려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일본야구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이대호 본인도 일본투수들이 집요하게 몸쪽을 공략할 것이라는 것을 알 것이다. 이대호도 분명 그에 대한 대비책을 세우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체중감량 역시 그 대비책 중 하나라는 의견이다. 지난해 이대호를 지도한 롯데 양승호 감독은 "아무래도 몸이 가벼워지고 체구가 작아질수록 허리가 돌아나가는 스피드에서는 차이가 나기 마련이다. 체중이 빠지면 확실히 몸쪽공에 대한 대처는 유리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체중 빠진다고 힘 떨어지는 게 아니다
문제는 체중 감량이 파워의 약화로 이어질 것이란 시선이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결론이다. 롯데 이진오 수석트레이너는 "파워 부분은 전혀 걱정할 것이 없다. 근력 운동을 꾸준히 하며 감량한 것이다. 때문에 근육이 빠지는 등의 부작용은 전혀 없다. 순수하게 체지방만 제거한 것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심리적으로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오랜시간 이대호를 지켜봐온 이 트레이너는 "타고난 순발력과 야구센스 갖고 있는 만큼 체중을 감량하지 않았다고 해도 이대호의 경기력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피나는 훈련을 통한 체중 감량이 일본 진출을 앞두고 확실히 마음을 다잡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며 "몸도 마음도 매우 가벼울 것이다. 이대호도 일본 진출 첫 해 부담이 있지 않겠나. 이번 체중 감량이 이대호가 그런 부담을 털어내는데 매우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