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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수 전 두산 감독대행은 고심했다.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독립팀은 김 전 감독에게도 생소한 개념이었다. 두산이란 인기 구단의 오랜 수석코치를 거쳐 감독 대행을 지낸 인물에게 독립팀의 수석코치직은 객관적으로 격에 맞는 자리는 아니었다. 하지만 김 전 감독은 자리보다는 야구 발전이란 대승적 차원을 놓고 생각을 정리했다. 결론은 수석코치직 수락이었다.
김광수 신임 수석코치는 5일 통화에서 "구단의 열정이 대단했다. 어려운 상황에 있는 선수들의 꿈을 도울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와 보람이 있는 일이 아닌가 생각했다. 원더스가 첫 독립팀이란 점에서 좋은 결과를 낼 경우 제2, 3의 독립팀이 창단될 수 있을거란 생각도 들었다. 그동안 1군에서 이기는 야구만을 했다면 이제는 '발전'이란 측면의 야구를 통해 보람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나 자신도 처음부터 다시한다는 도전정신으로 임하고 싶다"며 소신을 밝혔다.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원년부터 11년동안 OB에서 뛰며 '명 2루수'로 군림한 김 수석 코치는 은퇴 후 1993년~1997년까지 OB 코치로, 2000년~2011년까지 두산 코치로 활약한 장수 지도자. 탁월한 안목과 센스있는 순간 판단능력으로 작전과 수비 분야에 있어 최정상급 지도자로 꼽힌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서는 수석코치로 김경문 감독과 함께 올림픽 첫 금메달 획득이란 영광을 이끌어낸 바 있다.
가장 힘든 시기에 두산 사령탑을 맡아 한 시즌을 매끄럽게 마무리하며 숨은 지도력을 입증했던 김광수 수석코치. 그는 이제 전혀 다른 무대에서 새로운 도전의 기로에 섰다. 화려하지 않지만 프로야구 발전에 있어 큰 가능성을 품은 변화의 첫걸음이란 중차대한 임무가 그의 어깨에 내려 앉았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