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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로이의 가깝고도 먼 한일야구]채태인 바뀐 타격폼, 희망적이다

박진형 기자

기사입력 2011-12-05 13:14 | 최종수정 2011-12-05 13:15


삼성이 일본팀을 제외한 팀 중에는 처음으로 아시아시리즈 우승을 달성했다.

아시아시리즈 결승전에 앞서 필자는 한 선수에게 기대를 걸고 있었다. 바로 채태인이었다. 이유는 예선리그 3경기에서 삼성 타자 중에 베트가 제일 잘 나가고 있는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결승전 경기 전 타격 훈련 때였다. 채태인은 오른쪽 펜스를 넘기는 타구를 연신 터뜨리고 있었다. 채태인에게 다가가 "타격감이 좋지요?"라고 묻자 "안 좋아요. 안 좋아요. 타격훈련 때는 항상 잘 나가요"라고 했다. 하지만 표정은 밝았고, 목소리에도 힘이 있었다. 옆에서 보기에는 채태인의 타격감이 당시 타격훈련 때 뿐 아니라 아시아시리즈 기간 내내 나쁘지 않았었다.

"마무리캠프 때부터 오른쪽 다리를 높게 올리는 타격폼으로 바꿨어요. 아직 좋은 폼을 ?고 있는 단계에요." 다리를 올리는 타격폼은 밸런스 유지가 쉽지 않아서 특히 변화구에 대한 대처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 하지만 하체가 흔들리지 않는 상태에서 체중 이동을 할 수만 있다면 힘 있는 스윙이 가능하다.

예선리그 3경기에서 채태인의 인상적인 모습은 헛스윙 장면에서 나왔다. 비록 헛스윙이지만 배트 스피드가 아주 빨랐다. 투수들은 이처럼 빠른 배트 스피드를 대하면 일단 무섭게 느낀다. 장타를 맞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상대 투수가 하게 되면 타자 입장에서는 정신적으로 우위에 서게 된다. 그래서 투수들이 채태인에게 신중하게 던지는 경우가 많아졌다.

또 채태인은 아시아시리즈 공인구 공략에도 성공하고 있었다. 아시아시리즈 공인구는 미즈노150이라는 공으로 일본에서 2011시즌 부터 사용한 공인구와 비슷한 기준으로 제작한 볼이다. 반발계수가 규격치 중 최저수준인 이른바 '날지 않는 공'이었다.

채태인은 그 공인구에 대해 "대회 첫날에는 반발력이 떨어진다고 느꼈는데 그 후는 안 느껴요"라고 했다. 일본에서 그 공인구를 잘 공략한 타자들은 공통점이 있다. 히팅 포인트가 앞에서 형성되는 타자들이었다. 채태인은 이번 타격폼 수정으로 히팅 포인트를 앞으로 가져갔다. 타이밍이 늦으면 좌익수 방향에 힘 없는 타구가 되지만 잘 맞으면 장타가 될 수 있다. 배트 스피드가 향상된 채태인은 그 공인구를 공략할 수 있는 자질을 갖추게 됐다.

소프트뱅크와의 결승전. 채태인은 첫 타석에서 우전안타를 쳤다. 3번째 타석에서는 2루수 혼다의 왼쪽으로 강습 타구를 날렸다. 그 타구는 뛰어난 수비력을 가진 혼다도 따라잡을 수 없는 중전안타가 됐다.

"마무리캠프에서 정착시킨 새로운 타격폼이 경기 중에 좋은 감각으로 이어졌으면 좋겠네요." 채태인이 아시아시리즈에서 선보인 새로운 배팅폼의 성과는 내년 시즌 그에게 큰 기대를 걸 수 있게 하는 첫 단추라고 확신한다.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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