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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정같은 선수가 나올 것 같다."
그는 5일 스포츠조선과의 전화통화에서 "할 일이 갑자기 많아졌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고양 원더스의 감독으로서 목표가 어떻게 됩니까'라는 질문에 뜸을 들였다. 쉽게 대답하지 못하던 그는 신중하게 "대한민국 야구의 패러다임을 새롭게 만들고 싶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물어봤다. '어떻게 새롭게 만든다는 말씀이세요'라고 하자 "작은 목표를 말하면 절망에 있는 선수들에게 새 길을 열어주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어쩌면 최 정같은 선수가 나올 수도 있겠어"라고 혼잣말로 되뇌이듯이 대답했다.
그는 감독계약을 한 뒤 구단에게 '기량이 뛰어난 선수일 경우 조건없이 1군으로 올려보낸다'라는 합의를 얻었다고 했다.
즉 그가 말한 '대한민국 야구의 새로운 패러다임', '절망한 선수들에게 새 길을 열어주는 것'이라는 부분의 뜻이 통하는 대목이다. 즉 갈 곳 없는 선수들에게 지옥훈련을 통해 프로야구에 통할 만한 기량을 쌓게하고, 한국 야구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의미다.
'최 정과 같은 선수'를 언급한 부분도 이와 마찬가지다. 2005년 SK에서 데뷔한 최 정은 최고의 3루수로 자리매김했다. 올 시즌 3할1푼, 20홈런, 75타점으로 공수에서 맹활약했다.
그러나 2005년 당시 그는 미완성의 선수였다. 타격은 뛰어났지만, 수비는 엉망이었다. 김 감독은 "최 정은 당시 방망이 말고는 모든 게 없었던 선수"라고 했다. 그러나 김 감독이 SK 사령탑으로 부임하면서 지옥같은 전지훈련을 거친 뒤 가장 강한 수비를 지닌 3루수로 거듭났다. 즉 고양 원더스 선수들을 강하게 조련, 뛰어난 선수로 탈바꿈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다.
김 감독은 "조동화도 그랬고 김강민 박재상도 그랬다. 노력으로 그만큼을 온 선수"라고 했다. 비록 독립리그에 뛰고 있지만 고양 원더스 선수들도 그럴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의미다.
그는 계약조건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2군 감독보다 좀 더 나은 수준이다. 그러나 그런 조건이 중요하진 않다"고 했다. 감독계약으로서 옵션도 두 가지 얘기했다.
그는 "언제든지 프로구단으로 이적할 수 있다는 것과 선수단 운영을 나에게 일임한다는 것이다. 구단주도 그걸 원했다"고 덧붙였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