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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양승호 감독의 허허실실이 정규시즌에 이어 플레이오프에서도 기적을 만들어낼까.
그렇다고 선수들에겐 무거울까. 아니었다. 양 감독은 1차전이 끝난 뒤 선수단 라커룸의 게시판에 "내일이 있다"는 다섯 글자를 쓰고 미팅없이 숙소로 들어갔다. 아쉽게 졌지만 싹 잊고 2차전만 생각하자는 의미였다. 2차전 경기를 앞두고는 라커룸 복도에서 강민호에게 장난도 거는 등 경기장 안과 밖에서의 행동이 전혀 다르지 않았다.
경기는 즐겨야 한다는 그의 소신이 그대로 들어간 행동이다. 시즌 전부터 양 감독은 선수들에게 "경기에서 져도 덕아웃에서는 웃음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경기는 선수들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밝은 분위기에서 야구를 해야 더 잘할 수 있다는 것.
그의 위트와 웃음엔 자신감이 배어있고 냉철한 판단력이 뒤에 숨어있다. 그는 그렇게 롯데를 정규시즌 2위에 올려놓았고, 이번엔 역전 한국시리즈행을 노린다.
인천=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