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대풍선 들고, 비닐봉투 쓰고. 가을잔치에 '오너'들이 떴다.
이런 분위기는 양팀 응원석 역시 마찬가지였다. 1루쪽 홈팀 SK 응원석은 SK 로고가 새겨진 깃발과 하얀 응원용 수건, 그리고 빨간색 막대풍선을 이용해 조직적인 응원전을 펼쳤다. 3루측 롯데 응원석도 뒤지지 않았다. 롯데의 다양한 유니폼 상의를 갖춰입고 온 팬들은 팀 컬러인 주황색 막대풍선과 깃발을 흔들며 '승리'를 외쳤다. 롯데 응원의 명물인 '비닐봉지' 모자도 등장했다. 특히, 롯데 공식 응원팀은 이날 사상 처음으로 인천 야구장에 무대를 마련해 놓고 부산 사직구장에서와 똑같은 단체응원을 유도했다. 롯데 조지훈 응원단장은 "인천에서 처음 하는 응원이라 생소하지만, 꼭 승리를 이끌도록 하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이런 흥겨운 분위기의 정점은 양 구단의 오너들이 찍었다. SK그룹 최태원 회장,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은 각각 그룹 고위임원들과 함께 스카이박스에서 경기를 지켜보며 롯데 선수들이 멋진 플레이를 할 때마다 박수를 쳤다. 신 회장은 지난 2009년이래 매년 한 두차례씩 야구장을 방문한다. 2009년에는 시즌 중 잠실구장과 부산 사직구장을 1차례씩 찾아 롯데를 응원했고, 지난해에는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가 열린 잠실구장을 방문했다. 올해는 이날이 처음이다. 그만큼 이날 경기에 대한 관심이 컸다는 뜻이다.
결국 이날 승부는 홈팀 SK의 3대0 승리로 끝났다. 플레이오프에서 2승1패로 한국시리즈 진출의 유리한 고지에 오른 것. 그러자 SK 최태원 회장도 선수단을 격려했다. 최 회장은 특히 경기 후 선수들에게 "모두 수고했다. 이제 이만수 감독대행을 고향으로 보내줍시다"라고 말했다. 이 감독의 고향은 대구다. 이 말은 곧 삼성과 대구에서 한국시리즈를 치르자는 격려와 당부의 말이었다.
인천=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