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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SK)-신동빈(롯데) 구단주들의 뜨거운 응원대결, 문학구장 달궜다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1-10-19 21:51


막대풍선 들고, 비닐봉투 쓰고. 가을잔치에 '오너'들이 떴다.

야구팬과 함께 호흡하고, 즐기며 산하 구단의 승리를 응원하기 위해 19일 인천 문학구장에 SK와 롯데의 구단 오너들이 등장했다. 경기장에 울려퍼지는 응원소리에 맞춰 도구를 흔들며, 팀 승리를 위해 목청껏 응원가를 부르는 모습. 여느 팬과 다를 바 없었다. 경기장을 직접 찾은 양 구단 오너들의 소탈한 응원 덕분에 가을잔치는 더욱 흥겨워졌다.

양 팀은 지난 16~17일 이틀간, 정규리그 2위 롯데의 홈구장인 부산 사직구장에서 1, 2차전을 치러 1승씩 나눠가진 상황. 때문에 이날 3차전의 승패는 전체 시리즈의 향방을 가를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일전이었다. 그래서인지 양팀 덕아웃의 긴장감은 매우 고조돼 있었다. 선수들 역시 1, 2차전에서 자신들이 부족했던 모습을 반성하면서 선전을 다짐했다.

이런 분위기는 양팀 응원석 역시 마찬가지였다. 1루쪽 홈팀 SK 응원석은 SK 로고가 새겨진 깃발과 하얀 응원용 수건, 그리고 빨간색 막대풍선을 이용해 조직적인 응원전을 펼쳤다. 3루측 롯데 응원석도 뒤지지 않았다. 롯데의 다양한 유니폼 상의를 갖춰입고 온 팬들은 팀 컬러인 주황색 막대풍선과 깃발을 흔들며 '승리'를 외쳤다. 롯데 응원의 명물인 '비닐봉지' 모자도 등장했다. 특히, 롯데 공식 응원팀은 이날 사상 처음으로 인천 야구장에 무대를 마련해 놓고 부산 사직구장에서와 똑같은 단체응원을 유도했다. 롯데 조지훈 응원단장은 "인천에서 처음 하는 응원이라 생소하지만, 꼭 승리를 이끌도록 하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이런 흥겨운 분위기의 정점은 양 구단의 오너들이 찍었다. SK그룹 최태원 회장,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은 각각 그룹 고위임원들과 함께 스카이박스에서 경기를 지켜보며 롯데 선수들이 멋진 플레이를 할 때마다 박수를 쳤다. 신 회장은 지난 2009년이래 매년 한 두차례씩 야구장을 방문한다. 2009년에는 시즌 중 잠실구장과 부산 사직구장을 1차례씩 찾아 롯데를 응원했고, 지난해에는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가 열린 잠실구장을 방문했다. 올해는 이날이 처음이다. 그만큼 이날 경기에 대한 관심이 컸다는 뜻이다.

비교적 자주 야구장에 오는 편인 최 회장은 이날 일반 SK팬들과 마찬가지로 1루측 응원석에 자리를 마련했다. 평소 야구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최 회장은 신 회장과 마찬가지로 그룹 임원단과 함께 3회초 쯤 경기장에 도착했다. 이어 4회말 SK가 선취점을 뽑자 환하게 웃으며 막대풍선을 흔들었다. 보기 드문 구단주들의 열렬한 응원 덕분인지 SK와 롯데는 이날도 팽팽한 명승부를 펼쳐냈다.

결국 이날 승부는 홈팀 SK의 3대0 승리로 끝났다. 플레이오프에서 2승1패로 한국시리즈 진출의 유리한 고지에 오른 것. 그러자 SK 최태원 회장도 선수단을 격려했다. 최 회장은 특히 경기 후 선수들에게 "모두 수고했다. 이제 이만수 감독대행을 고향으로 보내줍시다"라고 말했다. 이 감독의 고향은 대구다. 이 말은 곧 삼성과 대구에서 한국시리즈를 치르자는 격려와 당부의 말이었다.


인천=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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